발렌시아 주에서 성장하고, 팀 내 최대 스타였던 다비드 비야가 이적 후 헤타페에서 야심차게 영입되어 비야의 빈자리가 느끼게 해 주지 않을만큼 성장하였고, 성장을 거듭한 끝에, 레알이 버렸던 만년 유망주에서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까지 된 로베르토 솔다도.. 결국 발렌시아의 부주장으로 많은 경기에 주장완장을 차고 나와 팀에 충성을 다하는 인터뷰를 간간히 보여주면서 비야,실바,마타,알바를 판 셀링클럽에서 탈피하여 드디어 하나의 레전드가 탄생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끔 해줬는데..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시즌 후 5위로 마감한 성적이 문제였는지, 긴축재정을 하는 구단의 재정상태로 인한 자신의 급료가 문제였는지, 여타 다른 이유에서 였는지 갑자기 이적요청을 하였고, 회장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라는 말을 남긴 후 3천만 유로, 한화 약 440억에 토튼햄으로 이적하고 만다.
해외 팬, 우리나라 팬 모두 솔다도를 비난한다. Soldado를 $oldado라 하며 돈만 밝히는 선수, 달콤한 말만 하면서 거짓뿐인 선수라 평하며 깎아내렸지만,선수 이적 한두번 당하는 것도 아닌 발렌시아 팬이라 뭐 받은 충격도 적고,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그 동안 보여준거 많으니 가서 잘되겠지 하는 마음에 토튼햄 경기를 거의 대부분 보았다.
이적 직후 못할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못할줄은 몰랐다. 그래도 같이 이적한 네그레도보다는 잘할 줄 알았다. 솔다도와 네그레도는 줄곧 비교를 당해왔는데, 같은 레알 유스팀 출신이며, 동갑, 또한 가득차 있는 스페인 국가대표 공격수 한 자리를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던 사이였다. 그 두 선수가 동시에 이적을 하였고, 또 그 두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경쟁을 하는 팀에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솔다도는 440억짜리 PK머신이 되어있었고, 네그레도는 기존에 있던 센스가 부족하고 기복있다는 비판을 뒤엎고, 교체나 선발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솔다도와의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한때는 세스크 False 9보다는 솔다도 원톱이 대안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을 정도로 기대치가 컸지만 이제는 국가대표 소집조차 되지 않는 솔다도, 이유가 무엇일까?
1. 달라진 팀
먼저 발렌시아 시절 골 장면을 보고 다음 내용을 적겠다.
골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점과, 추가적으로 여러 시즌 동안 관찰한 내가 본 솔다도에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i) 솔다도 골은 어시스트가 거의 수반되어 나온다. 즉 투 터치 내에 골이 나온다. 이것은 결정력이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
ii) 솔다도는 우측면으로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좋아한다. 이 타이밍에 2선 혹은 3선 선수가 찔러줄 때, 침투하여 골키퍼 일대일 상황이나 수비를 등지고 들어갈 때 많은 골이 나온다. 이것은 순간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면서, 동료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iii) 작은 키에 비해 헤딩골이 꽤나 된다. 특히 오른측면에서 페굴리(오른쪽 측면 윙, 알제리 소속으로 유명함), 주앙페레이라(오론쪽 수비수)의 크로스를 많이 헤딩으로 잘라먹는 것을 볼 수 있고. 의외로 코너킥에서도 득점이 나온다. 이것은 공격위치선정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iv) 많이 알다시피 발리슛이 많다. 스페인의 이동국이라고도 밚이 하는데 그만큼 발목이 유연하다.
v) 작정하고 맨마킹시키면 안보인다. 대표적으로 솔다도는 바르샤와의 경기에 다섯번 이상 나왔지만 득점이 없다. 또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릴이나 바테 보리소프 같은 팀에겐 강했지만 파리생제르망과의 토너먼트 경기에선 정말 최악이었고 기타 첼시나 레버쿠젠 등 단두대 매치 중요한 경기에선 심각한 기복을 보였다.하지만 레알마드리드는 무슨 원한이 있는지 멀티골 넣은 경기도 있었다.
vi) 스스로 골을 만들 수 없다. 이건 발렌시아 팀의 큰 약점이었는데, 스스로 드리블을 쳐서 한두명정도 제치며 전진할 수 있는 선수는 페굴리 뿐이었다. 바네가를 말할 수도 있지만 후반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왔을때나 잠깐 그랬지 드리블보단 볼키핑이 좋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거 같아서 제외했다. 여튼 그래서인지 솔다도가 안풀리면 공격전체가 안풀리는 모습이 꽤나 나왔다. 어떻게 해서는 슛팅동작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네그레도에겐 있었는데 솔다도는 중간에 많이 뺏기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 이상적인 스트라이커 모습을 바라는 거 같지만 그래도 가끔은 한두명 수비 달고 제쳐주는 모습이 있었으면 했는데 솔다도 경기를 생각해 본 결과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vii) 골은 대개 박스 근처에서 나온다. FM 중거리슛이 16이나 되었지만 게임이나 그렇다. 특히 강슛선호 선플이 있지만 강슛 잘 안한다. 그냥 방향 바꿔 슛하는 걸 오히려 더 많이 본 거 같다.
대충 정리하자면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토튼햄에서는 솔다도가 골넣고 환호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다.
다음은 솔다도가 지난 시즌 말라가를 상대로 5-1 승리를 한 32라운드 경기에서 솔다도의 움직임을 나타낸 히트맵이다. 솔다도가 많이 있던 위치를 진한색으로 표시한 것이다.
(출처 Squawka.com)
다음 세장은 솔다도가 맨유, 맨체스터 시티 경기에서 보여준 히트맵이다. 가장 큰 차이는 아마 박스 내에서 얼마나 솔다도가 움직여주느냐인 것 같다.
다음은 MOTD에서 솔다도를 비롯한 토튼햄의 공격진을 비판한 내용이다.
위 사진들을 보면 솔다도 뿐만 아니라 라멜라나 다른 선수들 까지 제대로 위치를 못잡고, 특히 중앙만 냅다 파는 만치시 감독을 보는 것 처럼 되게 단조롭다. 2선은 어느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에 비해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 이런 모습이 한 두번이 아니다.
또한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두 사진은 토튼햄 선수단 모두의 경기당(90분당) 올라오는 성공 크로스 갯수와 드리블 수의 비교이다.(후스코어드 드리블 수 집계 방식은 선수를 앞둔 상태에서 치고 들어가 선수를 앞지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성공 크로스 갯수를 보면 솔다도에게 한 경기에서 정확한 크로스가 많아야 두개 정도 온다는 결과가 된다. 특히 주앙 페레이라의 역할을 기대했던 카일워커에게는 성공적인 크로스가 한 경기에 하나도 안오는 날도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오른쪽 측면에서 페굴리의 롤을 기대하게 하는 타운젠드는 경기당 4.3회라는 경이로운 드리블 횟수와 , 2.2회의 평균 슈팅수를 훨씬 뛰어넘는 90분당 3.5회의 슛팅을 보여주면서 솔다도를 돕기보단 자신이 해결하려는 모습이 잦다. 이건 솔다도를 돕기 보단 공격을 굉장히 단조롭게 만든다. 작년 베일하나에 의존해 베일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지 타운젠드가 대신하려는 모습이 되게 많은데 그 많은 슛팅으로 달랑 한 골 넣었으면 얼마나 난사를 했는지 알 거 같다.
2. 적응기?
헤타페에서 발렌시아로 이적해 올 때, 솔다도에게는 챔다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리그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고, 더 값싸게 데려온 아두리즈에게 밀려, 챔피언스리그 위주로 출전하였기 때문이다. 확실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전반기 6골? 을 넣어 160억(천만 유로)을 투자한 만큼 이익을 얻지 못했다라는 평이 대세였는데 후반기에 살아나더니 18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골 수를 늘리더니 마지막 시즌에는 30골을 채웠다.
이렇듯 서서히 적응해 갈거라는 말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그 자체가 바뀌었고, 팀 스타일 또한 완전히 틀려졌기 때문에 이 말은 다소 받아드리기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3. 솔다도의 책임이 아니다?
위에 내용을 종합해 보면 '솔다도가 못해서'도 말이 되지만 '솔다도가 못하게 만들어서' 라는 말도 설득력 있다. 근처에 첼시만 봐도 원톱 셋(토레스, 뎀바바, 에투) 합쳐봐야 리그에서 5골인데 솔다도는 4골이니까 더 잘하지 않느냐 이말도 설득력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이 의견이다. 솔다도도 문제이다. 자신이 하던 대로 오른쪽 측면 돌아가면 패스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게 안통하니 히트맵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공격 전개 전체 모습이 엉망진창인 것을 보아 감독 책임도 크다. 하지만 골을 넣는것은 공격수이니 공격수가 욕을 먹는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하고, 잘하고 있는 네그레도 때문에 더 많은 욕을 먹는게 아닌가 한다.
이것이 맞다. 솔다도의 책임은 아니다. 2선, 넓게 보면 3선까지 6명이 다 문제다. 토튼햄 경기 보면 진짜 재미없다. 그냥 자기들끼리 공 돌리다 결국 타운젠드에게 가고 휙휙 젓다가 굴절되서 나가고 코너킥, 아니면 어쩌다 크로스 가면 차단, 틈만 나면 슛, 허탈해하는 솔다도, 근처 동료들, 이러다가 어쩌다 골 들어가서 좋아하는 모습 보고 경기 끝. 정말 재미없다. 희망을 본 것이 유일한 필드골 경기인 에릭센의 어시스트가 나온 경기, 또한 헤트트릭했던 바로 이틀 전 경기였는데,
이틀 전 경기에선 솔다도가 잘할 때 경기의 특징처럼 박스안에 진한 색이 보였다.
또한 긍정적인 것은 우측면의 움직임에 한정되지 않고 매우 폭넓게 움직여주었다. 이런점을 미루어보면 솔다도의 책임 보다는 박스안에 있게 만들어주지 못한 3선, 박스안으로 공을 전해주지 못한 2선에 책임도 크다고 본다.
결론
솔다도가 살려면 박스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스타일의 윙어보다는 생각보다 이타적으로 해주는 라멜라를 같이 넣는게 훨씬 낫다고 본다, 또한 에릭센이 얼렁 나아서 한 때 발렌시아만큼 좋아했던 레딩 출신의 시구드손을 밀어내야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솔다도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을거라 본다. 움직임은 발렌시아 시절에 비해 더 좋다. 상대 수비진 부담도 발렌시아를 상대하는 거 보다 더 심할 것이며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라 그동안 못넣은 골들 넣어줄 것으로 본다.
(리그 15골은 넣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 솔다도 아내가 2주전 유산했다고 한다. 이게 심적인 부담이 되어 원하던 장면이 안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