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분석 - H조
1. 벨기에
- 선수 명단
Position | Name | Club Team | Age | A Match/ Goal |
GK | Thibaut Courtois | Atletico Madrid | 22 | 14/0 |
GK | Simon Mignolet | Liverpool FC | 26 | 15/0 |
GK | Sammy Bossut | Zulte Waregem | 28 | 0/0 |
DF | Vincent Kompany | Manchester City | 28 | 55/4 |
DF | Jan Vertonghen | Tottenham Hotspur | 27 | 54/4 |
DF | Thomas Vermaelen | Arsenal FC | 28 | 46/1 |
DF | Toby Alderweireld | Atletico Madrid | 25 | 31/1 |
DF | Nicolas Lombaerts | Zenit St. Petersburg | 29 | 21/2 |
DF | Laurent Ciman | Standard Liege | 28 | 8/0 |
DF | Daniel van Buyten | Bayern Munich | 36 | 76/10 |
DF | Anthony Vanden Borre | RSC Anderlecht | 26 | 22/1 |
MF | Axel Witsel | Zenit St. Petersburg | 25 | 45/5 |
MF | Marouane Fellaini | Manchester United | 26 | 47/7 |
MF | Moussa Dembele | Tottenham Hotspur | 26 | 55/5 |
MF | Steven Defour | FC Porto | 26 | 42/2 |
MF | Kevin de Bruyne | VfL Wolfsburg | 22 | 19/4 |
MF | Eden Hazard | Chelsea FC | 23 | 42/5 |
MF | Nacer Chadli | Tottenham Hotspur | 24 | 18/2 |
MF | Adnan Januzaj | Manchester United | 19 | 0/0 |
MF | Dries Mertens | SSC Napoli | 27 | 22/2 |
FW | Kevin Mirallas | Everton FC | 26 | 42/9 |
FW | Romelu Lukaku | Everton FC | 21 | 26/5 |
FW | Divock Origi | Lille OSC | 19 | 0/0 |
- 예선 성적 : 유럽 A조 1위 (10전 8승 2무, 18득점 4실점)
난적 크로아티아를 꺾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다. 사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조별예선 조추첨 당시 가장 어려울 것 같은 조로 대부분 A조를 뽑았을 정도로 어려운 조 배정 결과를 받았다. 당시 토튼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베일이 포함된 웨일즈, 비디치와 수보티치, 이바노비치 등 견고한 수비라인을 자랑하는 세르비아, 영연방 No.3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의 스코틀랜드, 그리고 설명이 필요없는 크로아티아 등과 함께 A조에 편성되었는데, 웨일즈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각각 한 번씩의 무승부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또한 크로아티아의 홈구장에서 1위를 결정하는 경기가 열렸는데, 크로아티아가 우세할 것이란 대다수의 예상을 웃어넘기듯 2-1로 승리하면서 A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그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루카쿠는 두 골 모두 상당히 먼 거리를 치고 들어가면서 동료의 지원보다는 개인의 능력으로 만들어내면서 크로아티아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크란챠르가 한 골을 만회하면서 따라붙었지만, 벨기에는 잘 막아내면서 중요한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취할 수 있었다.
예선동안 벨기에는 거의 완벽하였다. 비록 골 폭풍을 몰아치면서 대승을 낚은 경기는 없었지만, 10경기에서 4점만을 내주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진을 보여주었다. 또한 최다득점자는 케빈 데브뤼네로 그가 기록한 골은 4골밖에 되지 않았지만, 공격진의 다양한 선수와 중앙미드필더, 센터백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해주면서 누구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예선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예선 이후 친선경기들에서는 그렇게까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벨기에는 조금 더 높은 전력을 갖춘 팀을 상대로 고전하였다. 비슷한 수준이었던 크로아티아와의 예선은 잘 치렀지만, 콜롬비아,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하는 등 최고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월드컵 직전 룩셈부르크, 스웨덴, 튀니지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끈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튀니지 전에서 89분 메르텐스의 골이 터지기 전까진 공격작업에서 꽤나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긴 하지만, 예선에서의 막강한 모습,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라는 느낌 등이 벨기에가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는 팀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나쁘지 않다.
- 감독 : 마크 빌모츠
홍명보가 2002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할 정도로 저명한 수비수였다면, 빌모츠는 2002월드컵에서 벨기에의 16강을 견인한 능력있는 스트라이커였다. 당시 조별리그에서만 3골을 터뜨릴 정도로 상당히 정확한 골 결정력을 보유한 선수였고, 스탕다르 리에쥬, 샬케 등 명문 클럽에서 꽤 오래 활약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였다.
유명했던 선수시절 커리어에 비해선, 감독 커리어는 그렇게 빼어나지 못하다. 샬케감독의 경질로 인해, 감독대행으로서 감독직을 시작했지만, 8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면서 감독 대행 딱지를 떼지 못했다. 그 이후 신트 트루이덴이라는 지금 2부리그에서 헤매는 팀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정식 감독이 되었지만, 채 7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5승 5무 10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경질되었다.
이후 벨기에를 맡기 전까진 다른 팀을 맡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벨기에 국가대표팀에 대해선 꽤 잘 알 것 같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조르주 리켄스감독을 도와 대표팀의 수석코치직을 맡아왔고, 2012년부터는 벨기에를 직접 지도하고 있다.
벨기에를 맡은 이후로 15승 5무 4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그 전의 성적이 워낙 실망스럽기 때문에, 지도력에 의구심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크로아티아를 꺾고 플레이오프없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적어도 감독의 능력떄문에 대회를 그르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빌모츠 은퇴 이후로 유로, 월드컵 등에서 16강은 커녕, 본선진출조차 못했던 벨기에가 빌모츠가 선수는 아니지만 감독 복귀 후 어디까지 성적을 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 명단 점수 : ★★★★
조직력이나 정신력 등을 제외하고 순수히 개인기량만 놓고 본다면, 벨기에의 전력은 서른 두 팀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고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선수 명단을 보았을 때,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팀의 약점은 몇 개 없어 보인다.
명단을 살펴보면 골키퍼부터 세계 최고수준이다. 아직 92년생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리메라리가 우승, 유로파리그 우승, 코파 델 레이 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번 시즌 리그 최소 실점에 상당히 큰 기여를 한 쿠르투와가 넘버 원 골키퍼 자리를 지키고 있고, 후반기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리그 초반에 엄청난 선방으로 리버풀의 꽤 많은 승점을 지켜준 시몬 미뇰렛이 언제든지 쿠르투와의 뒤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긴 했지만, 빌모츠의 교체카드 추가 사용으로 인해 기록이 남지 않게 되어버려 아직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보수트 골키퍼도 쥘테 베른헴에서 꽤 오래동안 뛴 꾸준한 선수이다.
중앙 수비수또한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이 아니다. 가끔 엄청나게 큰 실수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제공권이나 스피드 어느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 콤파니와 유일하게 월드컵을 경험한 백전노장 반 바이텐이 지키는 센터백 라인은 꽤 단단한 편이고, 베르마엘렌 등도 선발로 나선다 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 위에서 포백을 보호해주는 비첼 역시 포르투갈과 러시아의 리그를 거치면서 상당히 발전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중앙미드필더 역시 뎀벨레, 펠라이니, 데푸르 등 뛰어난 선수가 여럿 있고, 메르텐스, 아자르, 미랄라스, 데브뤼네에다가 야누자이까지 2선의 선수들도 명성이 상당한 선수들이다. 최전방에는 벤테케가 아쉽게 부상으로 인하여 최종 엔트리 안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93년생 루카쿠와 95년생 오리지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오리지는 19살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21세 이하 대표팀에 소속되는 등 잠재성을 인정받고 있다.
명단의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이다. 사실 이 멤버들은 유로 2000 대회가 아니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벨기에는 당시 네덜란드와 함께 유로 2000을 개최하였는데, 4강까지 올라가서 이탈리아에게 아쉽게 승부차기 끝에 패한 네덜란드와는 달리 벨기에는 터키와 이탈리아에게 연패하면서 개최국의 체면을 구겨야 했다.
하지만 그 대회는 지금생각하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 때부터 유소년 양성에 주력한 벨기에는 비로소 14년이 지난 지금, 골든 제너레이션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세울 선수가 몇 없었기에 에밀 음펜자와 같은 B,C급 선수가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몇 년 사이에 유럽 각지에 어린 벨기에 선수들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면서 무서운 스쿼드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이 선수들이 비슷한 나이기에 연령대 대표팀 소집부터 같이 한 선수들이 많고, 성장 과정을 함께 한 선수들이 많기에 조직력도 상당히 좋다.
하지만 가장 큰 벨기에의 약점은 측면이다. 다른 모든 포지션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곳곳에서 나온데 반해, 측면 수비수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 자리에 많이 서왔던 토비 알더베이럴트와 얀 베르통언을 오른쪽과 왼쪽에 기용하는 모습이다. 물론 롬바에르츠나 반덴보레 등 측면 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차라리 토비와 베르통언이 낫다는 감독의 판단으로 인해 월드컵 첫 경기도 역시 이 두 선수가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그 두선수가 감독에게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첫 경기 알제리전에서 베르통엔이 측면에서 들어오는 페굴리를 놓치면서 선제 페널티킥 실점의 원흉이 되었고, 후반 펠라이니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벨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토비 알더베이럴트 역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후 별다른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다비드 비야와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리가 우승을 마지막 라운드 전에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끌고 간 바르셀로나에게 희망고문을 선사한 선수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선 그 전 아약스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특히나 풀백으로 나올때는 후안프란이 생각나게 했다. 측면이 약점이다.
또한 2선에 좋은 공격자원들이 많지만, 공격진의 화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아자르, 데 브뤼네, 샤들리, 메드텐스 등의 화려한 공격진이 있다면 3~4골 정도 시원시원하게 넣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예상 외로 공격진이 그렇게 유기적인 모습은 아니다. 유럽예선에서도 마케도니아와 같은 약팀 역시 같은 조에 있었지만, 1-0, 2-0으로 필요한 골만 딱 넣어주었고, 세르비아 원정을 제외하면 한 경기 세 골 이상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친선 경기 역시 미국과의 4-2 승부를 제외하면 다득점 경기를 하지 못하였다. (룩셈부르크와의 5-1 승도 있지만, 교체카드를 초과하여 사용하였기 떄문에 기록으로서 유효하지 않는다.) 상대가 라인을 급격히 올리고 난타전의 판세로 끌고 간다면 벨기에에게 꽤 골치아프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한 경기를 마치고
비록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꽤 오랫동안 했지만, 교체카드의 적중, 역전승 등으로 기세가 한층 올라있다. 하지만 측면수비의 문제점, 원톱의 부진 등 몇몇 문제가 드러났다. H조의 네 국가 중 16강에 가장 근접해 있긴 하지만,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독일을 만날 확률이 높은만큼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우려되는 측면수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알제리도 역시 페굴리라는 좋은 측면자원이 있지만, 러시아 역시 사메도프와 코코린, 대한민국에는 손흥민과 이청용이라는 페굴리 못지 않게 좋은 선수들이 있다. 특히 라리가 최고의 드리블러 야신 브라히미가 결장했는데도 이렇게 고전할 정도면, 다음 두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 기용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단조로웠던 공격 전술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다음 경기 상대인 러시아의 수비력은 오히려 벨기에보다 나을 수도 있다. 그러한 전형을 깨기 위해선 지난 경기와는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 다소 여유가 있을 때 부분적인 공격전술에 변화를 줘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2. 러시아
- 선수 명단
Position | Name | Club Team | Age | A Match/ Goal |
GK | Igor Akinfeev | CSKA Moscow | 28 | 66/0 |
GK | Yuri Lodygin | Zenit St. Petersburg | 24 | 1/0 |
GK | Sergey Ryzhikov | Rubin Kazan | 33 | 1/0 |
DF | Vasili Berezutski | CSKA Moscow | 31 | 76/3 |
DF | Vladimir Granat | Dinamo Moscow | 27 | 4/0 |
DF | Sergey Ignashevich | CSKA Moscow | 34 | 94/5 |
DF | Andrey Semenov | Terek Grozny | 25 | 0/0 |
DF | Georgi Schennikov | CSKA Moscow | 23 | 3/0 |
DF | Andrey Eshchenko | Anzhi Makhachkala | 30 | 9/0 |
DF | Aleksey Kozlov | Dinamo Moscow | 27 | 8/0 |
MF | Igor Denisov | Dinamo Moscow | 30 | 41/0 |
MF | Denis Glushakov | Spartak Moscow | 27 | 26/3 |
MF | Viktor Faizulin | Zenit St. Petersburg | 28 | 16/4 |
MF | Oleg Shatov | Zenit St. Petersburg | 23 | 4/1 |
MF | Pavel Mogilevets | Rubin Kazan | 21 | 0/0 |
MF | Dmitri Kombarov | Spartak Moscow | 27 | 20/1 |
MF | Yuri Zhirkov | Dinamo Moscow | 30 | 60/0 |
MF | Alan Dzagoev | CSKA Moscow | 23 | 30/8 |
MF | Aleksandr Samedov | Lokomotiv Moscow | 29 | 14/3 |
MF | Aleksey Ionov | Dinamo Moscow | 25 | 3/0 |
FW | Aleksandr Kokorin | Dinamo Moscow | 23 | 19/5 |
FW | Aleksandr Kerzhakov | Zenit St. Petersburg | 31 | 78/24 |
FW | Maksim Kanunnikov | Amkar Perm | 22 | 0/0 |
- 예선 성적 : 유럽 F조 1위 (10전 7승 1무 2패, 20득점 5실점)
유로 2012에서 4강에 오른 포르투갈을 플레이오프로 끌어내리면서 F조 1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로 2012 조별리그 탈락, 2010 월드컵 불참 팀인 러시아에겐 포르투갈을 넘는 것이 다소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이스라엘, 북아일랜드와 비기는 사이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고, 아제르바이잔과의 마지막 경기를 비기면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상당히 좋은 결과였다.
예선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보다 단단했던 수비력이었다. 10경기 중 9경기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알렉세이 베레주츠키의 조합은 상당히 견고했다. 이 조합으로 나온 9경기에서 러시아는 단 4실점을 했을 뿐이고, 강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2경기에서 단 한골만 내주는 등 선방하였다.
이러한 단단한 수비가 있었기에 러시아는 한 두골만 넣어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공격의 선봉장에는 베테랑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와 카펠로의 황태자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기대를 모았던 두 선수 모스토보이와 베샤스트니흐만큼 대단한 선수들은 아니지만, 두 명의 알렉산드르는 필요할 때마다 골을 꼭 넣어주는 중요한 선수다. 특히 노장 케르자코프는 현재 러시아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였고, 최다득점자이며 또한 지역예선에서도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또 그 골이 포르투갈과의 홈 경기 결승골, 이스라엘 원정 선제골 등 대부분 순도가 높았다는 점 등을 본다면, 이 선수가 월드컵 본선 직행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원의 데니소프, 파이줄린, 시로코프 이 세 명의 미드필더는 빼놓을 수 없는 러시아의 핵심이었다. 수비적으로 움직이면서 포백을 보호하는 데니소프와 좋은 체력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해내는 파이줄린, 마지막으로 중원에서 공격의 시작점이 되는 시로코프까지 이 세 명의 미드필더는 조직적으로, 또한 활발하게 움직여주면서 러시아를 상대하는 선수들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그 밖에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활약을 한 사메도프나 공격형 풀백 콤바로프 등도 인상적이었다. 러시아의 유럽예선은 거의 완벽했다. 작년 8월에 북아일랜드를 상대로 당한 아쉬웠던 0-1 패배를 제외한다면 흠 잡을 곳이 없다고 본다.
- 감독 : 파비오 카펠로
32명의 감독 중 가장 고연봉자이다. 하지만 고연봉자인 만큼 수준 높은 클럽에서의 다년간 지도경험이 있다. 로마, 유벤투스, 밀란 등 유명한 이탈리아의 구단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미드필더인만큼 이탈리아에서 처음 감독을 시작하였고, 93-94시즌에는 크루이프의 바르셀로나를 꺾으면서 감독시작 4년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명장으로 거듭났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 로마 등 큰 규모의 클럽 감독에서 리그 타이틀을 따내는 등 여전히 명장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였다. 특히 1986년 이후 리그 우승이 없던 로마가 2001년 리그 우승에 성공하는 성과를 낸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러 클럽팀 감독을 맡은 후에는 맥클라렌 감독의 유로 2008 예선 탈락이라는 쇼크 이후 소방수로 잉글랜드 감독에 부임하였다. 하지만 국가대표 팀은 클럽 팀과는 차이가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EASY"라는 패러디가 나왔을 만큼 쉬운 조에 배정되었지만, 1승 2무의 졸전을 펼치면서 겨우 조 2위로 진출하였고, 16강에서는 독일에게 4-1로 대패했다. 비록 람파드의 골이 무효가 되는 불운이 겹친 결과이긴 하지만, 잉글랜드의 4경기 동안의 경기력은 비판받아 마땅했다.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떠나는 과정 역시 아쉬웠다. 유로 2012 개막을 네 달 앞둔 2월에 존 테리의 인종차별 발언을 이유로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테리의 주장직을 박탈하는 징계를 내렸고, 여기에 카펠로는 불만적인 인터뷰로 대응하였고,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화려했던 클럽 감독직과 비교해보면 그가 맡았던 유일한 국가대표팀 잉글랜드 감독으로서 걸어온 길은 초라해만 보인다.
그러기 떄문에 러시아 대표팀은 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간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카펠로는 2018년 러시아에서 개최하는 대회까지 감독직을 이어가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감독직을 시작한 이후로 세대교체를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여러 베테랑들이 주축인만큼 당장 성과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본인도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으면서 실추된 명에를 빠르게 회복하고싶어 할 것이다.
러시아 대표팀을 보면 그가 1990년대에 맡았던 밀란과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많은 골을 넣지 않지만, 견고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방을 노리는 축구가 현재의 러시아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과연 그 당시처럼 최고의 팀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명예회복 여부가 상당히 궁금하다.
- 명단 점수 : ★★☆
예선전 때의 모습은 벨기에와도 견줄만 하였으나, 지금은 나머지 두 팀과 같은 레벨이 되었다. 이 전력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시로코프의 부상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주장으로, 지난 2013년 한국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알려진 선수인데, 리그 막판에 생긴 부상을 결국 극복해내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시로코프는 카펠로 전술의 핵이었다. 앞에서 언급했던 세 명의 미드필더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시로코프였다. 많은 득점을 내지 않는 팀이기에,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면서, 가끔 전진하여 스스로 득점까지 만들어내기도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자원이라 여겨지는 자고예프는 예전의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잃었고, 샤토프는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또한 카펠로가 가장 믿는 선수가 시르코프였다. 시르코프는 올해 2월까진 제니트 소속이었지만, 스팔레티 감독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라스노다르로 임대이적하였다. 제니트에서 보다 낮은 수준의 팀으로 팀을 옮겼기에 카펠로감독은 다소 불안해했을 수도 있지만, 카펠로는 시로코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인터뷰를 해주면서 시로코프의 위상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이 정도인 선수를 잃은 것은 상당한 데미지일 것이다.
게다가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양쪽 측면 수비가 다소 불만족스럽다. 왼쪽의 콤바로프는 아주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가끔 공격진영으로 무리한 전진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측면이 강한 국가에게 다소 고전할 가능성이 있고, 오른쪽 수비는 아직 확실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 안지의 예셴코와 디나모 모스크바의 코즐로프가 경합중인데,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선 예셴코가 선발로 나왔지만, 손흥민에게 꽤 많은 공간을 내 주었다. 다음 경기에는 코즐로프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중앙 수비수의 나이가 다소 많고 발이 느리다는 점, 지르코프, 자고예프 등의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설 장점도 많이 있다. 가장 먼저 조직력이 매우 좋다. 수비 간격 유지나 전체적인 라인 등이 90분 동안 큰 흐트러짐이 없다. 이탈리아 출신 감독인만큼 상당히 우수한 수비조직력의 이식에 성공하였고, 그렇기에 지공상황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이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하곤 한다.
그리고 명단 내의 모든 선수가 러시아 리그에 소속되어 있다. 예전과는 달리 헐크나 비첼 등의 유명한 선수의 이적으로 인해 러시아리그의 수준도 꽤 높아졌는데, 그 리그에서 같이 활동하는 선수들이 모인만큼 개인 기량또한 우수할 것이라 생각하고, 팀의 조직력도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 한 경기를 마치고
러시아 입장에서는 대한민국과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러시아나 한국 모두 승리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다 지난 경기인만큼 잊어버리고 다음 벨기에 전을 준비해야한다.
러시아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멘탈적인 부분이다. 우리나라와의 경기를 할 때 상당히 많은 선수가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그것이 행운의 골로 이어졌다. 실점 이후 긴장이 어느정도 풀어지고 그 때 서야 공격력이 활기를 띄었는데, 만약 20분정도만 더 시간을 주었더라면 우리나라가 승점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두 번째 경기만큼은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벨기에 또한 러시아만큼 약점이 드러났다. 비슷한 세 팀간의 맞대결도 중요하지만, 벨기에에 만약 무승부라도 거둔다면 상당히 16강행에 근접할 수 있을것이다. 개인적으로 러시아의 축구가 상당히 재미없기에 조기탈락을 기원하지만, 이러한 수비축구가 벨기에에게 통할 수도 있다.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
3. 알제리
- 선수 명단
Position | Name | Club Team | Age | A Match/ Goal |
GK | Mohamed Lamine Zemmamouche | USM Alger | 29 | 6/0 |
GK | Rais M'Bolhi | CSKA Sofia | 28 | 27/0 |
GK | Cedric Cedric | CS Constantine | 29 | 1/0 |
DF | Carl Medjani | FC Valenciennes | 29 | 24/1 |
DF | Essaid Belkalem | Watford FC | 25 | 12/0 |
DF | Rafik Halliche | Academica Coimbra | 27 | 27/1 |
DF | Liassine Cadamuro | RCD Mallorca | 26 | 6/0 |
DF | Madjid Bougherra | Lekhwiya Sports Club | 31 | 61/4 |
DF | Faouzi Ghoulam | SSC Napoli | 23 | 5/0 |
DF | Djamel Mesbah | AS Livorno | 29 | 25/0 |
DF | Aïssa Mandi | Stade Reims | 22 | 1/0 |
MF | Mehdi Lacen | Getafe CF | 30 | 28/0 |
MF | Mehdi Mostefa | AC Ajaccio | 30 | 22/0 |
MF | Saphir Taider | Inter Milan | 22 | 9/3 |
MF | Hassan Yebda | Udinese Calcio | 30 | 24/2 |
MF | Nabil Bentaleb | Tottenham Hotspur | 19 | 1/0 |
MF | Yacine Brahimi | Granada CF | 24 | 4/0 |
MF | Sofiane Feghouli | Valencia CF | 24 | 17/5 |
MF | Riyad Mahrez | Leicester City | 23 | 0/0 |
MF | Abdelmoumene Djabou | Club Africain Tunis | 27 | 6/1 |
FW | El Arbi Hillel Soudani | Dinamo Zagreb | 26 | 22/11 |
FW | Nabil Ghilas | FC Porto | 24 | 5/2 |
FW | Islam Slimani | Sporting Lisbon | 25 | 20/10 |
- 예선 성적 : 아프리카 H조 1위 (6전 5승 1패, 13득점 4실점)
PO vs 부르키나파소 1승 1패 (3득점 3실점, 원정다득점)
멕시코만큼은 아니지만 꽤 힘든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지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의 팀 부르키나파소에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2로 패배하면서 브라질에 못 갈 뻔 했지만, 2차전에서 굴람이 올려준 프리킥을 부게라가 헤딩으로 득점하면서 부르키나파소의 돌풍을 잠재웠고, 월드컵 본선에 힘겹게 합류하였다.
플레이오프는 다소 힘겹긴 했으나, 르완다, 베닌 말리와 함께 배정된 2차예선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말리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6경기에서 13골을 몰아치고 4점만 실점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불과 4년전만 해도 압델카데르 게잘에게만 공을 가져다주는 오래된 전술을 사용하면서 시청자들을 피곤하게 하는 축구를 보여주었지만, 이제는 수다니나 브라히미, 페굴리, 자부 등 기술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귀화하거나 성장하면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개발해내 왔다.
이슬람 슬리마니는 예선에서 5골이나 기록하였다. 소속팀에서는 주로 교체멤버로 나오지만,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리그에서 8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체조건이 상당히 좋고 골 결정력도 상당히 인상적인만큼 우리나라 수비수가 다소 힘들어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이다. 그동안 제공권을 갖춘 공격수를 경험해 본지 꽤 오래되었고, 김영권과 홍정호 모두 파이터형 수비수와는 거리가 먼 만큼 고전할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
비록 예선은 힘겨웠지만, 최근 경기 결과는 좋다.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을 이기면서 벨기에에게 첫 경기를 패배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벨기에에 패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벨기에 전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과연 다음 한국전에는 어떤 전술이 나올지 재미있는 경기일 것 같다.
- 감독 : 바히드 할리호지치
보스니아 국적의 한 성격하는 감독이다. 주로 프랑스에서 선수생활을 한 감독이고, 선수 시절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였다. 선수 통산 200골을 넘게 넣었을 정도로 준수했던 스트라이커였지만, 감독직은 그렇게 준수하진 못한 것 같다. 유소년 시절을 보냈던 벨레즈 모스타,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등에서 감독생활을 하였고, 카사블랑카 시절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릴, 렌, 파리 생제르망 등에서 감독생활을 하였다.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꽤 긴 편이지만 우승 경험은 아까 말한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와 파리 생제르망 시절 프랑스 컵 타이틀 딱 두 번이다. 물론 할리호지치가 맡은 팀은 우승권에서 먼 팀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긴 한다.
할리호지치 역시 카펠로처럼 명예회복이 필요한 감독이다. 2008년부터 코트디부아르를 맡아서 2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도왔지만, 월드컵 4개월 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의 부진을 이유로 할리호지치 감독을 경질하였다. 공교롭게도 코트디부아르를 탈락시킨 것은 알제리였는데, 이번에는 그 알제리를 이끌고 어떠한 성과를 낼 지 기대된다.
- 명단 점수 : ★★☆
귀화한 선수가 상당히 많다. 주장 마지드 부게라부터 프랑스 태생이지만 알제리 대표팀을 선택했을 만큼 영입(?)된 선수들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 유소년 대표팀 시절을 겪은 선수들이 많고, 그렇기에 대표 명단 선수들의 A매치 경력이 얼마 되지 않는 선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선수들 중에서는 수다니와 슬리마니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프랑스 연령별 대표팀 출신이다. 그 정도로 순수 알제리 태생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과연 이러한 선수들이 알제리를 위하여 얼마나 열심히 뛰어줄 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 선수들의 능력만큼은 이미 검증이 되었다. 좌 우측 측면 수비를 담당하는 굴람과 망디는 공격적인 풀백으로 꽤 유명하고, 프리메라리가 드리블 성공률 1위 브라히미, 전반기는 다소 부진했지만 감독 교체 후 컨디션이 좋았던 발렌시아의 페굴리 두 선수는 공격의 핵심이다. 또한 나란히 2경기 당 1골을 넣고 있는 알제리 태생의 두 선수 수다니와 슬리마니는 정확한 골 결정력으로 돋보이는 모습이고, 그 밖에도 부게라, 모스테파 등과 같은 선수들도 모두 제 역할을 해 낼 선수들이다. 또한 인터 밀란의 타이데르, 토튼햄의 벤탈렙과 같은 선수들은 앞으로 10년이상 알제리를 책임질 수 있는 대단한 포텐셜을 가진 선수들이다.
문제는 수비진이다. 비록 지금은 귀화한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부르키나파소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최악이었다. 당시 메스바 - 부게라 - 벨칼렘 - 모스테파의 포백라인이 부르키나파소의 공격진을 상대했지만, 실점장면이 모두 아쉬움이 남았고, 특히 전방의 선수에게 노마크의 기회를 주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우리나라의 수비수들 비판을 많이 하지만, 7~8개월 전 알제리의 수비는 더욱 심각하였다. 그래도 굴람과 망디의 가세로 측면은 어느정도 수준있는 선수가 들어왔지만, 벨칼렘이나 메쟈니, 할리체 등 부게라의 짝으로 세울만한 선수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수준이 낮아 보인다.
[알제리 vs 부르키나파소 플레이오프 1차전, 흰색 유니폼이 부르키나파소이다. 알제리의 실점장면은 실망스럽다.]
또한 백패스 실수가 잦고 그것이 실점으로 간혹 연결될 때가 있으며, 풀백의 공격력이 좋은 만큼 수비능력은 떨어지기에 수비를 보완하지 않는다면 16강은 힘들어 보인다. 벨기에와의 경기는 비록 졌지만, 수비력은 나쁘지 않았다. 이 수비력이 3경기동안 이어진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 한 경기를 마치고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선제골 이후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패배하였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후반 20분쯤 오른쪽 수비수 망디를 투입하고, 오른쪽 수비수 자리에 있었던 모스테파를 3선으로 올려서 한 층 더 안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많이 뛰어준 수다니와 슬리마니를 교체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계속하여 노출시켰고, 펠라이니와 메르텐스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으면서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아쉬웠던 것은 오히려 공격쪽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메쟈니와 멘탈렙이 거의 수비에만 치중하면서 페굴리 외의 선수들은 공격작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알제리의 선제골 이후 알제리는 별다른 기회를 가져가지 못하였으며, 이제는 한 경기만 더 지면 탈락이라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또한 두 골 모두 망디 대신 출전한 수비적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모스테파쪽에서 나왔다는 점이 약간은 걸린다.(모스테파의 본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수비적인 선수 기용이 2실점을 초래했으니, 어차피 실점할 거 그냥 공격적인 선수를 기용해 버릴수도 있다.
알제리에겐 이젠 더 공격적인 전술이 필요하다. 좋은 선수인 브라히미는 지난 경기에서 1분도 뛰지 못했고, 정확한 킥력이 무기인 타이데르는 수비에 치중하느라 주특기를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아마 대한민국도 알제리 전을 비기기보단 이기는 데 목표를 둘 것이다. 두 팀과의 경기가 화끈한 공격축구이길 기대한다.
4. 대한민국
- 선수 명단
Position | Name | Club Team | Age | A Match/ Goal |
GK | 정성용 | 수원 삼성 | 29 | 59/0 |
GK | 김승규 | 울산 현대 | 23 | 5/0 |
GK | 이범영 | 부산 아이파크 | 25 | 0/0 |
DF | 곽태휘 | Al-Hilal Riyadh | 32 | 33/5 |
DF | 김영권 | Guangzhou Evergrande | 24 | 19/1 |
DF | 홍정호 | FC Augsburg | 24 | 23/1 |
DF | 황석호 | Sanfrecce Hiroshima | 24 | 3/0 |
DF | 박주호 | FSV Mainz 05 | 21 | 13/0 |
DF | 윤석영 | Queens Park Rangers | 24 | 2/0 |
DF | 이용 | 울산 현대 | 27 | 10/0 |
MF | 김창수 | Kashiwa Reysol | 28 | 8/0 |
MF | 기성용 | Sunderland AFC | 25 | 56/5 |
MF | 한국영 | Kashiwa Reysol | 24 | 8/0 |
MF | 박종우 | Guangzhou R&F | 25 | 10/0 |
MF | 하대성 | Beijing Guoan | 29 | 12/0 |
MF | 구자철 | FSV Mainz 05 | 25 | 35/12 |
MF | 김보경 | Cardiff City | 24 | 26/3 |
MF | 이청용 | Bolton Wanderers | 25 | 53/6 |
MF | 손흥민 | Bayer 04 Leverkusen | 21 | 23/6 |
MF | 지동원 | FC Augsburg | 22 | 26/8 |
MF | 김신욱 | 울산 현대 | 26 | 26/3 |
FW | 이근호 | 상주 상무 | 29 | 62/18 |
FW | 박주영 | Unemployed | 28 | 62/24 |
- 예선 성적 : 아시아 A조 2위 (3라운드 : 6전 4승 1무 1패, 14득점 4실점)
(4라운드 : 8전 4승 2무 2패, 13득점 7실점)
정말로 이게 8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팀의 예선 성적인지 궁금할 정도로 졸전이었다. 예선 3라운드에서는 레바논에게 패하면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었고, 최강희 감독이 급하게 선임되어 그동안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있었던 김상식과 이동국을 발탁하면서 쿠웨이트를 2-0으로 잡으면서 간신히 3라운드를 통과하였다.
간신히 한 고비를 넘기고 4라운드 조 추점때, 껄끄러운 상대인 호주와 요르단, 일본을 피하면서 쉽게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으리라 생각했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처음 카타르와 레바논과의 두 경기를 완승하면서 기세좋았던 것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3라운드부터 졸전이 계속되었다. 우즈벡 원정에서는 기성용이 자책골을 넣는 등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2-2로 비겼고 악명높은 이란 원정에서는 0-1로 패배하였다. 다음 경기에선 카타르를 2-1로 이기긴 했지만, 손흥민의 추가시간 골이 아니었다면 홈에서 비길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 경기 당시의 주심이 월드컵 개막전에서 프레드에게 페널티 킥을 준 니시무라 주심이었는데, 그 주심이 아니었다면 우루과이와 플레이오프를 치렀어야 했을 수도 있다.
다음 경기에선 또 레바논과 비겼고, 7라운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선 우즈베키스탄 수비수의 자책골로 다행스럽게 1-0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마지막 8라운드는 다 알다시피 주먹감자 사건이 발생한 그 경기이다. 김영권의 실수를 구차네자드가 침착하게 골로 만들면서 경기가 끝나고도 우즈베키스탄과의 골득실을 따져야 했으며,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와의 마지막 경기를 5-1이 아닌 7-1로 이겼더라면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정말 최악의 졸전이었다. 비록 멕시코만큼은 아니지만 간신히 올라온 팀 중 한 팀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정도로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예선을 맡았던 두 감독과 지금 감독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예선전의 결과로 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 같지만, 분명 대한민국 대표팀은 2010년 허정무 감독과 함께 이뤄낸 원정 첫 16강이라는 기록을 남긴 2010 남아공 월드컵, 비록 3위에 머물렀지만 아주 좋았던 경기력을 보여준 2011 아시안컵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또한 해외/국내의 파벌이 있다, 핵심선수 기성용이 감독에게 간접적으로 항명하였다 등의 여러 논란 역시 따라다녔다. 경기력이나 경기 외적인 다른 문제까지 정말로 좋지 않았던 예선이었다.
- 감독 : 홍명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계약연장은 없었다. 원래 약속했던 기간인 최종 예선 전까지의 기간동안이 지나자 최강희 감독은 원 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갔다. 새로운 감독으로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선임을 최우선으로 하였지만 축구협회의 의지가 그렇게 강해보이지 않았고, 결국 대한민국의 20세 이하 선수들, 올림픽 대표팀을 선수들을 이끈 경험이 있는 홍명보를 급한대로 감독으로 임명하였다.
홍명보의 선임은 아쉬울 수도, 적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스콜라리라는 거장이 대한민국 감독직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시하였고, 한국 축구에 상당히 정통하고 터키 대표팀을 이끌고 한일월드컵 3위를 차지했던 세뇰 귀네슈 감독 역시 당시 무직이었다. 이러한 감독이 국가대표 팀을 맡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감독이 공석이었던 그 때가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않은 시점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스콜라리나 귀네슈의 용병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홍명보에겐 2009년 U-20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팀, 2012년 런던올림픽 팀을 이끌면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많이 있었다. 그 점이 아마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비록 홍명보는 초보 감독이지만, 꽤나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U-20 대표팀을 맡으면서 8강 진출에 성공하였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아쉽게 동메달을 땃으며, 런던올림픽에서는 예상을 깨고 역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 때는 꽤나 많은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지금의 대표팀은 아직 덜 완성된 느낌이 강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명단이야기에서 하겠다.
그래도 홍명보를 선임하였기 때문에 팀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 지금 대표팀의 주축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인데, 그 멤버들과 꽤 오랫동안 감독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선수들도 홍 감독을 잘 따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에게 경험 부족이나 전술적인 판단력 부족이라는 꼬리표는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닐 듯 하다. 과연 이런 의구심을 극복하면서 2연속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명단 점수 : ★★☆
23인의 최종명단이 발표되던 날,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놀랐다. 박주호와 이명주의 미발탁 문제로 인해 여러 커뮤니티가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김진수의 부상으로 인해 결국 박주호는 브라질 행에 합류하긴 했지만, 왜 이명주가 뽑히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런 의문이 생길 정도로 대표팀 명단 내에는 올해 아주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선수가 꽤 있다. 왓포드로 임대간 박주영은 그곳에서도 많이 나오지 못했고, 아우구스부르크로 임대간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전 골이 유일한 득점이었고 출장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그 외 김보경은 소속팀이 강등될 정도로 부진이 심각했고, 구자철은 부상, 부진이 겹쳤다. 경기감각이 걱정되는 선수가 여럿 있다.
그 외에도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철저히 외면하였다. 해외파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자케로니조차도 최종 23인의 명단에 11명의 J리그 선수들을 선발하였지만, 홍명보의 명단에 K리그는 단 6명, 필드플레이어로 한정하면 이용, 김신욱, 이근호 셋 뿐이다. 반면 J리그 선수들과 중국 슈퍼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여기서 하대성과 황석호같은 선수는 소속팀에서 주전이 아니라는 점, 김창수는 부상 후 컨디션이 의심되는 선수라는 점 등 최고의 폼을 보여주는 선수보단, 잘 알고 있는 선수를 선발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런던 올림픽때와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측면의 손흥민을 이용한 역습만 추가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르게 말하면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필요한 플랜 B가 없는 듯 보인다. 물론 1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여러 플랜을 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김신욱에게 굉장히 제한된 기회만 부여하는 것을 하나의 전술을 고지식하게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만약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무슨 카드를 꺼내들지 난감할 것이다.
또한 계속되는 골키퍼의 안정감 문제, 수비 불안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그래도 명단에 꽤 긍정적인 점 또한 많다. 유명한 92년생의 유망주들 중에서도 높이 평가를 받는 손흥민이 역습 전술의 중심으로 성장하였고, 그 반대편엔 2부리그 소속임에도 대한민국의 에이스역할을 해주는 이청용이 대기하고 있다. 이 두 측면자원은 무시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공격쪽 핵심이다. 특히 이 조에는 측면 수비가 약점인 팀이 몇 팀 있으므로 이 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또한 유럽에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선수도 있지만, 기억에 남을 시즌을 보낸 선수 역시 있다. 시즌 초반 임대를 떠나면서 선덜랜드로 임대간 기성용은 이번 시즌 선덜랜드의 중원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떠올랐다. 비록 완전이적에 대한 제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임대기간동안 기성용은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높였다.
박주호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주호 역시 시즌 초반에는 좋지 못했다. 수비력에 약점을 보이면서 많은 실점장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장면이 많았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몇 경기 나오더니 킬 패스를 장착하였고, 그 뒤 몇경기에서는 풀백자리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진수의 부상 덕택에 가까스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었지만 순수히 개인 기량으로만 본다면 박주호가 윤석영 김진수보다 뛰어나 보인다. 기량은 우수하지만 윤석영에 밀리면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듯 하다. 그래도 만약 경기출전이 가능해진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만 한 선수이다. 여기 언급한 선수들이 잘 해주고,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살아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 한 경기를 마치고
운이 좋았다. 전반에는 지배하는 경기를 하였지만, 후반에는 쫓기는 경기를 하였다. 아마 그 시간에 아킨피브 골키퍼에 의한 이근호의 득점이 없었다면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체력적으로 최고의 모습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친선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답이 없던 수비진은 어느정도 답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나, 공격진영은 많이 헤매고 있는 상태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골키퍼 실수가 없었다면 질 가능성이 이길 가능성에 비해 더 높았다. 다음 상대할 알제리의 골키퍼는 아킨피브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시간은 없지만 세트피스 연습 등 다양한 공격루트의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