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예상입니다.]
최근 스페인 1부리그 프리메라리가의 중위권 구단 헤타페에서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
'역대 두번째' K리거, 라 리가 직행 임박…헤타페 검토 중 (기사 원문 보기)
이적설을 퍼트린 에이전시에 따르면 스페인 문화에 대한 적응에 문제가 없는 경험을 갖춘 선수라는 설명이 있을 뿐 다른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지지난 시즌 박주영, 지난 시즌 김영규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누가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게 될 지 헤타페의 상황과 그에 맞는 K리그 클래식 선수들이 누가 있는지 한 번 예상을 해보도록 하겠다.
+ 김영규는 현재 데포르티보 B팀에 입단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 있다. 아쉽게도 프리메라리가 최초 한국인 맞대결은 힘들어 보인다.
1. 헤타페에게 필요한 포지션은?
헤타페는 프리메라리가의 중위권 팀이고, 레알 마드리드가 포기한 선수를 임대하거나 싼 값으로 영입하여 되파는 것을 많이 해왔던 (솔다도, 파레호, 그라네로 등) 가난한 팀이다. 그런 팀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포지션을 보강하는 일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 헤타페가 필요로 하는 포지션의 보강 차원에서 선수수급을 하리라 예상된다.
먼저 아래의 표는 7월 29일 현재까지 헤타페의 영입과 방출을 나타낸 것이다.
헤타페 | 영입 | 방출 | ||||
선수 이름 | 원 소속팀 | 이적료 | 선수 이름 | 현 소속팀 | 이적료 | |
알바로 바스케츠 | 스완지 | 임대 복귀 | 하이메 가빌란 | 레반테 | 자유 계약 | |
알렉스 페레즈 | 레크레아티보 | 임대 복귀 | 페드로 모스케라 | 엘체 | 자유 계약 | |
프레디 하인스트로자 | 라 에퀴다드 | 임대 | 미겔 앙헬 모야 | AT 마드리드 | 3M | |
카림 요다 | 지우루지우 | 자유 계약 | 리산드로 로페즈 | 벤피카 | 임대 복귀 | |
미첼 에레로 | 발렌시아 | 임대 | 보르하 페르난데스 |
| 계약 만료 | |
|
|
| 치프리안 마리카 | 콘야스포르 | 자유 계약 |
먼저 영입된 선수들을 보면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발렌시아에서 좀 더 중앙으로 내려가 플레이하다가 실패하고 임대온 미첼, 루마니아리그에서 영입된 오른쪽 측면 플레이어 카림 요다를 제외하고는 즉시전력감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알바로 바스케츠도 91년생의 좋은 공격수이긴 하지만,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에서 21경기에 출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모른다.
반면 방출된 선수들은 지난 시즌 어느정도 중요한 역할을 해 준 선수들이 몇몇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야의 이탈이다. 발렌시아에서 영입되어서 헤타페의 넘버원으로 활약했던 모야는 이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얀 오블락의 백업을 담당하러 떠났다. 넘버 원 골키퍼가 떠난만큼 영입은 필수적이다. 또 리산드로 로페즈의 임대 복귀는 정말 아쉽다. 지난 시즌 수비진에서 가장 잘 했던 선수는 리산드로 로페즈였다. 수비력이 뛰어났고 공격가담 역시 좋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브라질월드컵 예비 30인 명단까지 포함되었었다. 비록 아쉽게 데미첼리스에게 밀리며 탈락하긴 했지만, 헤타페에 이 정도의 능력을 갖춘 수비수를 다시 영입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만큼 리산드로 로페즈의 임대 복귀는 아쉽다.
+ 현재 리산드로 로페즈는 그라나다로 재임대를 떠났다.
마지막으로 치프리안 마리카도 아쉽다. 사실 마리카는 애매한 선수였다. 공중볼에는 강점을 보이긴 하지만, 결정력이 많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득점을 2선의 선수들이 담당했고, 앙헬 라피타와 페드로 레온이 팀내 최다득점자 (7골)가 되었다. 하지만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인 점, 후보 공격수 격인 아드리안 콜룽가가 더 못한다는 점, 이적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냥 풀어준 점은 다소 아쉬울 따름이다.
그 밖에 가빌란은 요다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선수고 모스케라 역시 그를 대체할 다른 선수가 많기 때문에 그리 걱정되는 방출은 아니다.
위를 종합해서 현재 영입이 필요한 포지션을 살펴보면 주전으로 쓸 골키퍼, 파이터형 중앙 수비수, 최전방 스트라이커 정도가 되겠다.
2. 골키퍼가 급하면 김승규를 영입할 것인가?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점, 주전 골키퍼의 이탈로 골키퍼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보았을 때 김승규 이적설은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어보인다. 하지만 헤타페는 김승규 말고 다른 골키퍼를 노리고 있다.
위 사진은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비센테 과이타이다. 한 떄 아스날, 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받았을 정도로 인기있는 골키퍼였지만, 현재는 잦은 손 부상으로 인해 디에고 알베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상태이다. 헤타페는 과이타 골키퍼가 발렌시아와의 잔여 계약 기간을 해지한다면 이적료 없이 영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골키퍼에게 가장 필요한 건 수비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렇기에 스페인어를 잘 모르는 골키퍼가 뛰기에 프리메라리가는 어려운 환경이다. 아래 표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20팀의 주전 골키퍼 국적과 언어에 대한 설명이다.
팀 | 주전 골키퍼 | 국적 | 언어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티보 쿠르투와 | 벨기에 |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
바르셀로나 | 빅토르 발데스 | 스페인 | 스페인어 |
레알 마드리드 | 디에고 로페즈 | 스페인 | 스페인어 |
아틀레틱 빌바오 | 고르카 이라이조즈 | 스페인 | 스페인어 |
세비야 | 베투 | 포르투갈 | 포르투갈어 |
비야레알 | 세르히오 아센호 | 스페인 | 스페인어 |
레알 소시에다드 | 클라우디오 브라보 | 칠레 | 스페인어 |
발렌시아 | 디에고 알베스 | 브라질 | 포르투갈어 |
셀타 비고 | 요엘 로드리게스 | 스페인 | 스페인어 |
레반테 | 케일러 나바스 | 코스타리카 | 스페인어 |
말라가 | 윌리 카바예로 | 아르헨티나 | 스페인어 |
라요 바예카노 | 루벤 마르티네스 | 스페인 | 스페인어 |
헤타페 | 미겔 앙헬 모야 | 스페인 | 스페인어 |
에스파뇰 | 키코 카시야 | 스페인 | 스페인어 |
그라나다 | 로베르토 | 스페인 | 스페인어 |
엘체 | 마누 에레라 | 스페인 | 스페인어 |
알메리아 | 에스테반 | 스페인 | 스페인어 |
오사수나 | 안드레스 | 스페인 | 스페인어 |
바야돌리드 | 디에고 마리뇨 | 스페인 | 스페인어 |
레알 베티스 | 기예르모 사라/안토니오 아단 | 스페인/아르헨티나 | 스페인어 |
티보 쿠르투아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포르투갈어나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한국어를 사용하는 김승규가 그 언어와 문화에 쉽사리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만약 내가 헤타페의 감독이라면 과이타 김승규 중 과이타를 선택할 것이다. 그 외에도 안드레스 페르난데스 등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골키퍼 후보군이 많다. 중위권 팀에게 김승규 영입은 도박일 수도 있다.
3. 다른 후보군은 누가 있을까?
[현대 대신 버거킹은 어떨까?]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찾고 있고, 스페인의 스카우터가 한국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 하나하나를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적이 유력한 선수는 적어도 10번 이상의 A매치에 소집된 선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골키퍼와 다른 포지션을 제외하고, 중앙 수비수와 최전방 스트라이커 중 헤타페에 갈 기량이 되는 선수들을 추려보았다. 하지만 중앙 수비수들 중에서는 헤타페로 보내도 괜찮겠다 싶은 선수를 도무지 찾을 수 없었고, (이번 월드컵 명단에 든 중앙 수비수들이 모두 해외파인 점이 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중에서 생각나는 건 김신욱 뿐이다. 이근호는 엄밀히 따지면 최전방 1선에 적합한 선수는 아니며, 좌우 측면에는 페드로 레온이나 라피타, 요다 등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다.
김신욱은 마리카에 비해 부족한 점은 경험 뿐이라고 생각한다. 슈투트가르트, 샬케 등을 돌면서 루마니아의 주장완장까지 차고 있는 경험 많은 선수이지만, 공중볼이나 발 밑의 기술, 결정력 무엇 하나 김신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만약 이적설의 주인공이 김신욱이 맞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헤타페의 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예상이다. 만약 김신욱이 아닌 다른 선수가 이적을 한다 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4. 간과한 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졌다. 기사의 작성자는 한준이다. 박지성의 발렌시아 이적설, 김실바 사건 등 다양한 사건을 보도한 장본인 한준, 또 한번 한준의 장난에 놀아나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