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out National Team/2014 Brazil World Cup

월드컵의 활약은 스타행? 이의를 제기하는 불운의 월드컵 스타 7인


[사진 출처 : FIFA.COM]

월드컵이 마무리된지 어느새 5달이 지나가고 있다. 하메즈 로드리게스나 토니 크로스, 앙헬 디 마리아 등 월드컵의 활약을 토대로 빅 클럽으로 이적한 선수들이 어느새 이제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반해 월드컵에서 우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는 선수 역시 있다. 그러한 불운의 선수들을 한번 순위매겨 보았다.


7. 엑토르 모레노 (Hector Moreno)


국적 : 멕시코

월드컵 성과 : 16강 (4경기, 316분)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83위


크로아티아, 브라질, 카메룬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하였기 때문에, 또한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의 엉망진창이었던 멕시코의 모습 때문에 멕시코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같은 조 크로아티아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카메룬과 브라질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고, 크로아티아에게 단 한 골만 내주면서 멕시코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비록 16강에서 후반 집중력 부족 탓에 87분부터 연속 두 골을 내주면서 2-1로 역전패 당했지만 조별 리그 시작 당시부터 멕시코의 기대치는 다소 낮았고, 상대가 스페인을 침몰시키면서 올라온 네덜란드였기에 멕시코 선수들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거기서 4경기를 3실점으로 마친 수비라인과 골키퍼의 평가가 좋았는데 오초아가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헥토르 모레노 역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 이상을 한 선수이다. 돋보이진 않았짐나 세 명의 센터백 중 가운데 위치하면서 마르케즈, 디에고 레예스 등과 함께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또한 16강 네덜란드 전에서는 모레노가 교체 아웃 이후 2실점이 발생한 점을 본다면 모레노의 위상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레노에게 월드컵은 그다지 유쾌한 기억이 아닐 것이다. 모레노는 네덜란드 전 후반 시작하자마자 로벤의 슛팅을 막다가 그만 정강이가 부러지면서 장기 부상을 입게 되었다. 그 결과 에스파뇰에서 잘 해왔고, 월드컵에서도 준수한 활약때문에 빅 클럽으로 이적하려던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시즌이 개막했음에도 모레노는 수술과 재활에 힘써야했다.

다행이도 모레노는 지난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 레반테 전에서 교체 멤버로 등록되기 시작하였으며 2일 열린 코파 델레이 알라베스 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70여분동안 경기를 뛰었다. 비록 2부리그 팀을 상대로 한 경기였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모레노, 에스파뇰의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반전이 있길 바란다.


6.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


국적 : 그리스

월드컵 성과 : 16강 (4경기 1골 1도움 1PK 유도, 390분)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79위


월드컵 본선까진 잘 오지만 그 이후가 문제인 그리스, 월드컵 조추첨부터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일본과 만나면서 또다시 예선탈락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그리스의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도풀로스는 월드컵 8강 경기를 치르는 날 결혼식 날짜를 잡는 등 선수 본인들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스는 뛰어났다. 비록 첫 경기에서의 그리스는 상당히 아쉬웠지만 말이다. 콜롬비아에게 3:0 혼쭐이 나면서 정신을 바짝 차린 그리스는 일본과의 정말 재미없던 경기를 0-0으로 비겼고, 가장 중요했던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막판 나온 페널티킥 골로 인해 가까스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마놀라스와 소크라티스, 살핑기디스 등 16강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가 많이 있지만, 사마라스를 빼놓고 그리스의 16강을 말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격진 전체가 실망스러웠던 조별예선 초반 두 경기에서는 활약이 미비했지만 가장 중요했던 조별예선 세번째 경기에서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을 뿐만 아니라 결승골을 넣으면서 경기 MVP로 선정되었다. 

비록 16강에서의 사마라스 움직임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사마라스의 활동량과 투지는 인상적이었다. 그 활약을 토대로 사마라스는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벗어나 웨스트 브롬위치로 이적에 성공했다. 골 결정력이 좋지는 않지만 사마라스의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웨스트 브롬위치의 2선 자원들의 득점을 유도하려는 앨런 어빈 감독의 의도가 보이는 영입인가 싶었다. 사마라스를 요긴하기 쓰기 위해서인지 셀틱이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진행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빈 감독은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 일찌감치 사마라스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사마라스는 팀에서 없어도 되는 선수가 되었다. 셀틱에서 있었던 6년간 사마라스는 꾸준히 2000분 이상 경기에 나왔고 30경기 이상 경기에 출장했었다. 하지만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사마라스는 리그에서 5경기를 오직 후반 교체로만 나왔고 선발출장한 경기는 리그 컵 한경기 뿐이다. 게다가 그 리그컵은 현재 탈락한 상태이기에 언제 또 다른 기회가 올 지 모른다. 베라히노가 상당히 폼이 좋기 때문에 사마라스가 기회를 언제 잡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디예가 네이션스컵으로 차출될 예정이고 곧 박싱데이가 시작되기에 사마라스가 필요할 시간은 언젠가 올 것이다. 중요한 경기에 강했던 월드컵 때처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길 바란다.


5. 케일러 나바스


국적 : 코스타리카

월드컵 성과 : 8강 (5경기 510분, 2실점 3클린시트)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31위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 이변의 팀 코스타리카가 배출한 스타 중 하나 케일러 나바스 역시 이 불명예를 피해가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우루과이 세 국가와 한 팀이 되었을 때만 해도 코스타리카의 16강행을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놀라운 조직력을 보여주면서 놀랍게도 조 1위로 16강행을 확정지었고, 16강에서 그리스마저 꺾으면서 8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그러한 코스타리카에서 핵심 중의 핵심 역할을 한 선수는 단연 케일러 나바스였다. 리그에서 형편없는 수비진을 앞에 세워두고도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팀들보다 더 적은 실점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나바스는 월드컵에서도 그 활약을 멈추지 않았다. 나바스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카바니에게 페널티킥 실점, 소크라티스에게 후반 막판 아쉬운 실점 이렇게 단 두 골만 실점했다. 또한 네덜란드, 우루과이, 이탈리아 등 더 높은 전력으로 평가되던 팀을 상대로 수많은 선방을 보여주었으며 16강 전에서는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팀을 8강으로 이끌기도 하였다. 비록 8강에서 네덜란드에게 패하면서 탈락했지만 그 경기 역시 네덜란드 선수들의 많은 슛팅을 필사적으로 막아낸 끝에 120분 무실점을 달성할 수 있었으며 그 경기 MVP로 선정되는 등 나바스는 코스타리카 돌풍의 중심으로서 맹활약하였다.

그런 맹활약 때문이었는지 유난히 인상적인 골키퍼가 많은 대회였음에도 나바스의 맹활약을 주목하는 팀들이 많았다. 이적한 레알 마드리드 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등 유명 구단에서 많은 관심이 있었고 결국 나바스는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이 선택은 나바스 본인으로선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이다. 카시야스가 시즌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나바스가 넘버 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안첼로티는 나바스로의 변화보단 카시야스에 대한 믿음을 택하였고 나바스는 8월부터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뛴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 (4경기)을 소화하면서 좋았던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건 나바스는 앞으로 어느정도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다. 앞으로 클럽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코파델레이 16강전 등 주중 경기를 치르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 경기에서 카시야스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면, 월드컵 때 처럼만 해 준다면 카시야스를 제치고 주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4. 조엘 켐벨


국적 : 코스타리카

월드컵 성과 : 8강 (5경기 412분, 1골 1도움)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177위


앞에 썼던 나바스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최대의 이변의 팀 코스타리카 소속의 공격수이다. 월드컵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스날 소속이긴 하지만 임대를 전전하는 평범한 유망주로만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캠벨은 2011년 아스날에 합류했지만 프랑스의 로리앙, 스페인의 베티스 마지막으로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로 3년 연속 임대를 다닐 정도로 캠벨은 그다지 아스날에 필요하지 않은 선수로 여겨졌고 서서히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보여준 맹활약과 월드컵에서의 인상적인 모습으로 인해 다시 이름을 알릴 기회를 찾게 되었다. 특히 월드컵 첫 경기 우루과이 전에서의 캠벨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캠벨은 혼자 1골과 1도움을 올리면서 경기 MVP에 선정되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

그 이후 이탈리아 전에서도 페널티킥이 선언될 법한 기회도 만들었고 최고의 센터백이라 평가받는 키엘리니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등 캠벨은 코스타리카 공격진 중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점점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고립되는 모습도 잡히긴 했지만 캠벨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다음시즌을 기대하도록 하기에 충분했으며 아스날 역시 캠벨의 많은 임대 제의를 뿌리치고 한 시즌동안 캠벨과 함께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스날의 벽은 다소 높았다. 부상자가 많은 현재 아스날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캠벨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캠벨이 선발로 나온 경기는 리그 컵 한 경기가 유일하며, 나머지 경기들은 대부분 시간끌기용 교체가 주를 이루었다. 또한 21세 이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21세 이하 경기를 뛰기도 하는 등 사실상 전력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캠벨에게는 1월에 다른 팀이나 리그로 임대가는 것이 가장 낫다고 보여진다. 안타깝지만 현재 아스날에서 캠벨의 자리는 없다. 월드컵이 끝난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활약을 이어갈 기회를 얻게 될 지 앞으로 캠벨의 행보가 주목된다.


3. 요앙 카바예


국적 : 프랑스

월드컵 성과 : 8강 (4경기, 316분)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89


독일에게 아깝게 패하면서 월드컵 8강에 만족해야 했던 프랑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한 프랑스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었던만큼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팀이었고 독일과의 경기 역시 상당히 팽팽했었다. 

프랑스를 움직이는 핵심은 무엇보다 폴 포그바, 블레이즈 마투이디, 그리고 요앙 카바예가 이끌었던 중앙 세명의 미드필더였다. 세 선수 모두 많이 뛰는 스타일에다가 모두 볼을 커팅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프랑스의 허리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뛰어났고, 다른 나라의 경계 대상이었다. 그 중 카바예는 특히 킥과 득점능력까지 갖춘 만능형 미드필더로 월드컵 기간동안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비록 본선에서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카바예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에콰도르전에서 소득없이 무승부를 거둔 점, 득점은 못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강타한 슛팅이 있었던 점을 본다면 카바예는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활약에 충분한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의 카바예는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이 아니었다. 월드컵 개막 5개월 전 뉴캐슬에서 파리생제르망으로 이적한 카바예가 파리의 중원을 책임지리라 예상되었지만 현재 마투이디와 베라티, 모타, 파스토레, 라비옷 등의 기존 미드필더 라인 때문에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카바예는 주로 벤치 멤버로 출전하고 있고 주중 챔피언스 리그가 있을 때에 겨우 선발 출장 기회를 잡곤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강팀과의 대결일 경우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후보로 출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부진은 국가대표팀 소집 때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알바니아 전에선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패배하고 있는 상황에 교체 아웃되었고 카바예와 교체해 들어간 그리즈만이 동점골을 넣어주면서 국가대표 팀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리게 되었다. 잘못된 이적이었을까, 카바예의 현재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

파스토레, 포그바 혹은 마투이디 등과 함께 뛰기에 뉴캐슬 시절보다 약간 더 수비적인 경기를 펼쳐야 하지만 그것에 애를 먹고 있는 카바예, 리그 적응의 문제가 가장 커 보이며 그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로의 1월에 이적이 이루어질 듯 해 보인다. 카바예가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지 궁금해진다.


2. 얀 베르통언


국적 : 벨기에

월드컵 성과 : 8강 (5경기 450분, 1골)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26위


2002년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벨기에였지만, 흔히 말하는 "Gold Generation" 황금세대는 강했다. 비록 러시아, 알제리, 대한민국, 미국 등 다른 강팀들에 비해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 쟁취한 8강이긴 했지만 주전 스트라이커 벤테케가 부상으로 낙마했음에도 이루어낸 성과이고, 8강에서 만난 준우승팀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한 것으로 보아 벨기에가 상당히 완성도 높은 팀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5경기에서 단 6골밖에 넣지 못할정도로 공격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에이스로 여겨졌던 아자르는 실망스러웠고 샤들리나 루카쿠도 기대 이하였다. 그럼에도 대회내내 단 세 골만을 허용한 단단한 수비진이 있었기에 벨기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얀 베르통언이었다.

베르통언은 로호나 람을 제외한다면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풀백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과 수비 무엇하나 흠잡을 점 없는 만점 활약을 보여주었다. 아자르가 부진했기에 많은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베르통언의 오버래핑은 인상적이었고 대한민국전에서는 골까지 넣었다. 또한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등 베르통언은 벨기에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후에는 그런 인상적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위의 선수들은 대부분 출전 기회를 잃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만 베르통언은 현재 대부분의 리그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만 작년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전에도 토트넘에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바르셀로나 이적설까지 돌았지만 현재는 풀백 포지션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실수가 잦아졌다. 전 감독인 셔우드 역시 베르통언의 잦은 실수에 수비력이 최악이라면서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인 베르통언,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1월에 나갈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로 예상되고 있다. 포지션이든 팀이든 무엇이든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1. 기예르모 오초아


국적 : 멕시코

월드컵 성과 : 16강 (4경기 360분, 4실점 2클린시트)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85위


또 다른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 역시 불운을 피해가지 못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굉장히 어렵게 본선에 올라왔기에 대부분 멕시코는 조별 예선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브라질에게 3-1로 패했던 경쟁 상대 크로아티아와는 달리 오초아의 선방 쇼에 힘입어 멕시코는 브라질과 0-0으로 비길 수 있었다. 그 경기에서 오초아는 무려 6개의 유효슛팅을 선방하면서 경기 MVP로 선정되었다. 오초아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크로아티아 전과 네덜란드 전에서도 선방을 이어갔다. 특히 네덜란드 전에서는 후반 막판 2실점을 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MVP로 선정되었다. 골키퍼 포지션이 경기 MVP에 선정되는 것이 다소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선정되었다는 것은 얼마나 오초아가 좋은 골키퍼인지 알게 해준다. 그 활약 덕택에 당시 FA로 이적료 없이 이적할 수 있던 오초아에게 많은 팀이 접근하였고 결국 주전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가 이적하고 주전 골키퍼가 필요했던 말라가로 이적하게 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오초아가 주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프리시즌 후 오초아는 후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프리시즌 열린 경기에서 오초아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였고 월드컵 때 보여준 놀라운 선방은 찾기 힘들었다.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는지 말라가의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리그 개막전에서 후보 골키퍼 카를로스 카메니를 출장시켰는데 그 경기에서 카메니가 강팀 빌바오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에 이바지하면서 주전으로 발돋움하였다. 그 이후로 오초아는 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고 매 경기 벤치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오초아로서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서 벤치를 지키는 나바스보다 훨씬 억울한 상황일 것이다. 

그나마 지난 주 데포르티보와의 코파 델레이 경기에서 말라가에서의 첫 공식전 경기를 무난하게 소화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난 경기에서 카메니는 페널티킥을 선방하는 등 에스파뇰에서 한창 잘할 때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초아에겐 같은 팀 선수가 못해야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원래 주전으로 낙점했던 선수이고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이기에 언젠간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언제 주전을 되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