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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National Team/2014 Brazil World Cup

[월드컵 칼럼] 브라질 콜롬비아의 관전 포인트 및 예상

오는 7월 5일 새벽 1시부터 브라질 월드컵 8강전이 시작한다. 월드컵 개막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강이 시작한다니 많이 아쉽기도 하고, 우승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는 것 같아 흥미롭기도 하다. 8강전을 더욱 재미있게 보기 위해 브라질 콜롬비아 경기의 몇 가지 관전포인트를 소개해 주고 짧은 예상을 해 보도록 하겠다. 

[두 팀중 한 팀은 환호할 수 없다.]


* 브라질 - 콜롬비아 분석, 관전 포인트 예상 


1. 루이스 구스타보의 경고 누적 징계

- 이것이 어쩌면 가장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대회 시작 전, 파울리뉴가 고정적으로 나오고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할 땐 페르난지뉴, 안정적인 전술을 사용할 땐 루이스 구스타보를 선발로 내세우리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루이스 구스타부는 전 경기에 선발출장 하였고,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였다. 반면 믿었던 파울리뉴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에르나네스, 페르난지뉴가 잠깐의 기회를 가졌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미레즈 역시 거친 파울만 기억에 남고,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3선의 자리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구스타보의 징계는 꽤나 뼈아플 수 있다. 특히 구스타보는 브라질 3선의 선수 중 수비적인 능력이 가장 우수한 선수이기 때문에 구스타보의 역할을 어떤 선수가 대신할 수 있을 지 스콜라리 감독의 머리가 다소 아플 듯 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는 콜롬비아에겐, 분명히 이 징계는 호재이다. 

 

2. 100%의 컨디션? 네이마르와 브라질 선수단

- 몇몇 기사에 의하면 네이마르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네이마르가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회복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고,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담은 기사가 많이 나왔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출장할 수 있는 몸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100%의 컨디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이나 카메룬 전 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브라질은 칠레와의 경기에서 120분 동안 힘든 경기를 치렀다. 연장후반 추가시간에 피니아가 쏜 슛팅이 골대를 맞고 그대로 들어갔더라면 칠레가 8강에 오를 수도 있었다. 또한 훌리오 세자르의 선방이 없었더라도 월드컵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그 만큼 힘든 경기였고,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4일이라는 휴식시간이 있긴 하지만, 브라질에게는 짧게 느껴졌을 것이다.

게다가 브라질의 선발 명단은 꽤나 고정적이었다. 물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다득점 승리를 챙기지 못했더라면 조 2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주축의 체력이 다소 걱정이 된다. 실제로 네이마르, 오스카, 루이스 구스타보, 다비드 루이스, 다니엘 알베스, 마르셀로, 티아구 실바, 프레드, 훌리오 세자르 이 아홉 명의 선수는 네 경기 째 선발 명단에 포함되어 있고, 헐크와 파울리뉴도 세 경기에 선발로 출장하였다. 스콜라리의 별명 수꼴라리처럼 특유의 보수성을 띄는 대목이다. 브라질 선수단 전체가 100%가 아닐 수도 있다.


3. 콜롬비아의 무서운 상승세

- 콜롬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세가 좋은 팀 중 하나이다. 대회 시작 전, 팀의 핵심 선수이자 남미예선에서 9골이나 넣은 라다멜 팔카오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면서 16강 이후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꽤 많았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잘 극복해냈다. 16강이 끝난 현재, 제임스 로드리게스는 4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면서 월드컵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콜롬비아의 골 장면에는 항상 유쾌한 골 셀레브레이션이 따라온다. 콜롬비아의 선발, 후보 거의 모든 선수가 다 함께 흥겨운 춤을 추는데 그 장면을 보면 무엇이 원 팀, 원 스피릿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4. 콜롬비아의 약점, 수비진과 원 톱

-  하지만 콜롬비아 역시 약점은 있다. 먼저 팔카오의 빈 자리를 아직은 메우지 못했다. 이바르보, 잭슨 마르티네스, 카를로스 바카, 아드리안 라모스 등 좋은 선수가 많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주전을 찾지 못 한듯 보인다. 콜롬비아는 주로 4-2-3-1을 쓰지만 오른쪽이나 왼쪽의 2선 자리에 포워드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를 배치하면서 가끔은 투 톱으로 변환하는 전술을 선보이는데, 테오필리오 로드리게스를 제외하곤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잭슨 마르티네스가 비록 두 골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많은 찬스를 놓쳤고, 그 두 골 역시 체력이 다 소진된 일본을 상대로 넣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다음 상대는 여태까지 상대해 본 팀들과 수준이 다른 팀이다. 원 톱이 고립될 가능성이 꽤 크다.

또한 수비진 역시 큰 약점이다. 예페스와 자파타가 이루는 중앙 수비라인은 꽤 불안하다. 비록 지금까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한 4경기에서 2실점으로 꽤나 잘 막아주고 있긴 하지만, 공격력이 꽤나 매서웠던 팀은 코트디부아르 뿐이었다. 또한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작은 실수가 자주 나왔고, 2-1로 승리하긴 했지만, 어느 팀이 승리를 거두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로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이번 상대는 코트디부아르보다 훨씬 까다로운 브라질이다. 네이마르, 헐크 두 선수가 클래식한 윙어가 아닌 만큼 중앙 수비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수비진이 얼마나 해 주는가가 중요하다.


[불안한 세 선수, 사파타, 예페스, 그리고 잭슨 마르티네스]

5. 심리적 부담감

- 콜롬비아가 브라질에 밀려 탈락한다고 해도, 콜롬비아 국민 어느 사람도 콜롬비아 선수들을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1998년 이후 16년만에 진출한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올랐으니 말이다. 또한 16강이 콜롬비아의 역대 월드컵 최고기록인 만큼 브라질을 꺾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콜롬비아 선수들은 누구보다 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정반대이다. 브라질은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싸운다. 많은 축구 팬이나 베팅사이트, 심지어 해설자나 유명인마저도 대부분 브라질의 우승을 점친다. 기본적인 전력이 탄탄할 뿐만 아니라 홈 어드벤티지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떄문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브라질 대표팀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브라질 대표팀은 '우승해도 본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큰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다. 어느정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홈 어드벤티지가 주는 이로움만큼 부담감이 주는 해로움 역시 클 것이라 생각한다.


6. 8년 전의 8강

- 콜롬비아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에게는 이번 8강전이 8년 전 8강전과 꽤 많은 부분이 오버랩 될 것이다. 8년 전 아르헨티나를 이끌었던 페케르만 감독은 8강 전까지 코트디부아르와 체격이 좋은 세르비아를 물리치고 16강에 올랐고, 16강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멕시코를 잡았다. 여기까지의 아르헨티나는 우승에 아주 가까운 모습이었다. 다크호스로 여겨졌던 세르비아를 6-0으로 잡는 등 막강한 화력을 뽐냈고, 사비올라, 크레스포, 아얄라, 막시, 아본단시에리 등 여러 선수가 맹활약하였다. 

하지만 8강전에서 개최국 독일을 만났고, 부적절한 교체로 인해 8강전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이번에도 많은 점이 비슷하다. 콜롬비아를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체격이 좋은 그리스를 물리치고 16강에 올랐고, 16강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우루과이를 잡았다. 또 이번엔 개최국 브라질을 8강에서 만난다. 이번의 결과는 다를 수 있을지 페케르만의 교체타이밍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어떤 승부수를 띄울 지 궁금하다.]

* 예상

- 연장이 들어간다면 콜롬비아가 이길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연장 돌입 전에 경기가 종료된다면 아마 그 승자는 브라질일 것이다. 체력적 부담을 안고있기에 최대한 브라질은 90분 안에 끝내려는 경기를 할 것이다. 반면 콜롬비아는 그것을 알고 좀 더 여유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브라질의 공격주도와 콜롬비아의 간헐적인 역습의 구도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 예상되며, 전후반을 무사히 잘 버텨낸다면 콜롬비아가 대어를 낚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