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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위기의 마르셀리노, 15위의 발렌시아, 무엇이 문제인가? (파레호, 호드리구)





지난 시즌은 발렌시아에겐 상당히 의미있는 한해였다. 성공적이었던 영입과 임대가 있었던 이적시장, 라리가 경험이 있는 장기적인 플랜의 감독 선임 등 팬들이 바란 희망사항이 대부분 이루어졌다. 특히나 상당히 '적폐' 이미지가 있었던 선수들을 많이 보내고 뉴 페이스를 받아드리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17-18시즌, 마르셀리노의 지도 아래 팀은 비야레알과의 승점 차이를 널찍히 벌리며 일찌감치 리그 4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하게 되었다.


덕분에 마르셀리노는 프리메라리가 2017-18시즌 최우수감독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정도로 지난 한 해는 발렌시아 팬들에겐 기분좋은 한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도, 열정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 비해 더 활발히 이적시장을 보냈고 마르셀리노의 2년차이기 때문에 팀도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이 맞는 것 같아 보이지만 현재 팀은 리그 15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위기 (3위) 에 있다.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이 발렌시아를 위기로 이끈 것일까?




1. 극심한 부진의 파레호







가장 큰 문제이다. 경기 중 라볼피아나로서, 세트피스 키커로서, 전진 드리블러로서 뛰어다니던 지난 시즌의 모습은 없다. 과중한 역할을 맡았지만 잘 해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폼이 망가져있다. 짧은 거리 패스도 잘 되지 않으며 센터 서클을 넘기 전에도 공을 잃는 장면이 여럿 잡혔다. 뿐만 아니라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며 경기를 그르치는 등 주장으로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인다. 몇 주 전 파레호가 부상을 당했는데 아쉽게 경기는 패배했지만 그 날의 경기력이 더 좋았을 정도로 파레호의 폼에 문제가 있어보인다.


매 시즌 40경기 가까이 넘는 경기를 소화하던 파레호에게 과부하가 온건 아닐까 생각을 해봐도 그러기엔 나이가 어리고 국가대표 경기도 소화하지 않기에 의문이 생긴다. 또한 지난 시즌에는 라리가 베스트 11급의 활약을 펼친 선수이기에 더욱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2. 답답한 공격진과 한 골의 차이



이번 시즌 시작 전 루시아노 비에토와 시모네 자자가 나가고 케빈 가메이로와 미키 바츄아이가 들어왔다. 케빈 가메이로의 이적료는 서른 살이 넘은 나이임에도 21M이 넘었으며 바츄아이는 한 시즌 임대에만 300만 유로를 사용했다.


비용을 많이 들였으니 더 폭발적인 공격력을 기대해볼 만 했겠지만 아쉽게도 현재 발렌시아는 극악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12경기 8골을 기록중인 발렌시아는 프리메라리가 20개 팀 중 가장 적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마르셀리노의 4-4-2에 첫 시즌부터 잘 적응하며 포텐이 터진 호드리구 모레노와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한 산티 미나 역시 부진하며 큰 돈을 들여 데려온 케빈 가메이로는 적응에 애를 먹고 있고 미키 바츄아이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힘겨워하는 바츄아이]





위 표는 프리메라리가 선수들 중 기회를 놓친 선수들을 정렬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위 호드리구와 8위 케빈 가메이로인데 두 선수는 각각 8회와 6회의 완벽한 득점 찬스를 놓쳤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두 선수 모두 리그 한 골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두 선수는 슈팅 당 골 전환율 부분에서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호드리구는 31개의 슛팅을 기록하면서 단 한골이라는 정말 좋지 않은 결정력을 보여준다. 안타까움이 크다.


그나마 분투해주는 선수는 곤살루 게데스이다. 게데스의 완전 이적 시점이 시즌 시작 이후였기 때문에 훈련을 시작하는데 문제가 있었고 중간에 작은 부상까지 겹쳐 시즌 초반이 유독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게데스는 복귀 후부터 챔피언스리그 몇몇 경기들을 제외한다면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게데스를 받쳐줄만한 선수들이 없다. 톱 자원 네 선수는 라리가 12경기에서 합쳐서 3골밖에 넣지 못했다. (8골 - 가라이 / 가야 / 파레호2 / 호드리구 / 가메이로 / 바츄아이 / 체리셰프) 중원의 파레호는 힘겨워하고 공격수를 둘 배치한 효과를 많이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마르셀리노 역시 이러한 상황을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계속 4-4-2 베이스의 난해한 전술변화만 고집한다. 지난 지로나 전에서는 1-0으로 패색이 짙자 4명의 최전방 공격수를 동시에 투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을 보여주었다. 과연 마르셀리노가 지난 시즌 최우수감독이 맞나 하는 장면이었다.


[스압, 데이터폭탄] 오늘자 뭘 해도 안되는 팀.gif



가끔 나오는 이러한 실수들을 공격진이 만회해야는데 12경기에 8골 넣는 화력으론 이런 실수 하나가 패배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지로나 전, 0-1 패)




다행스럽게도 헤타페전을 꾸역꾸역 이기면서 승점 14점을 획득한 발렌시아, 하지만 앞으로 갈길은 멀다. 이번 시즌 라리가가 혼돈에 빠지면서 상위권이 그렇게 멀어보이진 않지만 그런 혼돈을 만든 데에는 발렌시아도 상당한 기여를 한 감이 있다. 파레호의 정상화, 공격진의 정상화, 그게 아니라면 마르셀리노의 정상화 셋 중 하나라도 이루어진다면 발렌시아는 치고 나갈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2013년 블로그 첫 글로 발렌시아의 부진에 대해 다룬 적이 있는데 이 주제를 다시 한번 다루게 되어 안타깝고 해가 바뀌게 되면 더 높은 순위에 발렌시아가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