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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프리메라리가 칼럼]사우디 아라비아 선수들의 라리가 진출, 월드컵에 긍정적인가?







최근 프리메라리가 이적시장에는 신기한 행보가 관찰되고 있다. 자국선수의 해외 유출빈도가 극도로 낮으며, 이적을 해도 서아시아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는 사우디 아라비아 선수들이 대거 스페인으로 건너왔기 때문이다. 레반테로 이적한 94년생의 준수한 선수인 파하드 알 무왈라드를 필두로 프리킥이 좋은 야흐야 알 세흐리는 레가네스로, 알 힐랄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살렘 알 다우사리는 무려 유로파리그 진출권에 있는 비야레알로 진출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6명의 선수들은 라요 바예카노, 레알 바야돌리드, 누만시아, 스포르팅 히혼 등 한 때 1부리그 중하위권을 전전하기도 했던 라리가2의 강호 팀으로 떠났고 어린 두 명의 선수는 비야레알과 레가네스의 B팀으로 떠났다. 다른 팀의 9명의 선수가 단체로 유니폼을 들고 찍힌 사진, 굉장히 어색해 보인다.





1. 사우디 아라비아 체육회와 라리가의 MOU



뜬금없게 9명의 선수가 스페인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라리가와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가 맺은 MOU 때문이다. 덕분에 사우디 아라비아 선수들은 수월하게 스페인으로 향할 수 있었고 스페인 몇몇 클럽들은 국가대표 팀에서도 적지않은 경험을 한 선수들을 무상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가장 큰 목적은 2018 월드컵에서의 성과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오랜만에 월드컵에 진출했고 굉장한 축구광으로 알려져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쉬운 조에 속한 사우디의 16강 진출을 바라고 있다. 또한 라리가 역시 중동 선수들의 수급으로 중동시장을 개척할 수 있고 일각에서는 중계권 계약도 이 딜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스페인으로 온 9명의 선수 중 국가대표 급이 6명, 유소년 급 선수가 3명이고 그 6명 중에는 대표팀에서 주전급인 선수도 몇몇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계약은 성공이라고만 할 순 없을 듯 하다.



2. 이 선수들은 뛸 수 있을까?



냉정하게 사우디 아라비아의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을 제치면서 선발 혹은 로테이션 자리를 따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본다. 기존에 MOU없이 이적료가 발생하거나 FA, 임대를 통한 정식적인 루트로의 이적으로 왔던 아시안들도 라리가에서 힘겨워했던 기록이 많다. 이천수가 그랬고 나카무라 슌스케가 그랬다. 박주영 역시 실패했다. 물론 네쿠남은 준수했고 쇼자에이도 나쁘지 않았으며 이누이와 시바사키가 차례로 연착륙을 했다고는 하지만 9명의 선수들과는 다른 케이스로 보아야한다.





2015년 중국 선수 중 라요로 임대온 장 청동이라는 선수가 있다. 7월 라요로 온 선수는 12월에야 데뷔를 할 수 있었고 1월에 바로 본국으로 되돌아갔다. 당시 라요 감독이었던 파코 헤메스는 이 임대건에 대해 자신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하는 등 해프닝이 많았던 이적이었는데 아마 위 9명의 선수들도 이러한 건과 유사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3. 너무 조급해 보이는 사우디 아라비아, 월드컵에서의 가능성은 있을까?




[피찌와 바우사]


사우디를 오랜만에 본선으로 이끌었던 네덜란드 국적의 명장 판 마르바이크는 지난 9월 돌연 사임했다. 축구협회의 지나친 간섭문제로 재계약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서 떠났고 그를 대신해서 온 바우사 역시 친선경기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면서 기간을 반년도 채우지 못한 채 떠나야 했다. 그 다음으로 온 감독은 칠레에서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경험한 명장 후안 안토니오 피찌, 하지만 그가 월드컵 본선무대를 지도할 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 벌써 반년 간 세 명의 감독이 거쳤다.


오랜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사우디, 사우디 아라비아는 시야를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영국의 한 배팅업체 윌리엄 힐에선 사우디의 월드컵 16강 진출확률을 14.2%로 보았다. 진출국 32개국 중 거의 최하위급의 전력인데 너무 올해 월드컵을 위해 선수들의 반년 임대 등 자칫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4년 뒤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아시아의 월드컵 진출 티켓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주전급 선수보단 유소년 선수의 육성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사진 출처 :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El Bocon, @RVMOficial, gsak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