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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적시장] 보누치의 AC밀란 행에 숨겨진 몇 가지 이유





현재까지 여름 이적시장 성사 건중 가장 충격적인 이적은 보누치의 AC밀란 행일 것이다. 역사깊은 라이벌끼리 선수 이동이 있었다는 것도 의외이고 보누치같은 대형 선수의 이적이 매우 발빠르게 이루어졌다는 것도 쉽게 믿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왜 보누치는 밀란으로 바쁘게 이적하게 된걸까?




#1. 미련없이 보내주는 유벤투스의 이적정책



[유럽에서 손꼽히던 MVPP 라인은 이제 없다. 유벤투스의 이적 정책때문]



요렌테, 테베스, 지오빈코, 비달, 자자, 모라타, 피를로, 페레이라, 파도인 .. 이 선수들은 유벤투스가 최근 2년간 방출한 선수들의 명단이다.  떠난 선수들 중 대부분은 본인의 요청으로 다른 팀을 찾아가고 싶었고, 유벤투스는 선수가 원한다면 의사를 존중하여 항상 보내주었다. 

보누치 역시 그랬다. 선수 본인이 감독 알레그리와의 관계가 악화되었고 감독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리자 이적을 요청하였고 보누치의 아내가 이탈리아에 남고싶다는 요구로 인해 리그 내 이적을 요청했음에도 유벤투스는 받아들였다. 떠나는 선수를 잡지 않는 유벤투스의 정책도 이번 이적 건 성사에 한몫했다. 



#2. 알레그리와 보누치와의 관계 악화



지난 2월 팔레르모와의 경기에서 보누치는 감독 알레그리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잡혔다. 알레그리가 3명의 필드플레이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욕설까지 주고받았다. (이탈리아의 한 언론에 의하면 Fuck, go to hell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고 함) 이 사건으로 보누치는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명단에서 제외되는 징계를 받았고 그 때부터 알레그리와 보누치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 (후에 알려졌지만 징계 직후 팀을 곧바로 떠나려 했지만 부폰의 만류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고 한다.)



[카디프에서의 15분이라는 기사]



결정적인 사건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하프타임에서 있었다. '카디프에서의 15분' 동안 복수의 언론에서 의혹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무엇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몇몇 언론에선 선제골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보누치가 전반전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디발라에게 폭언을 하고 손을 들어 때리려는 모션을 취했으며, 알베스 역시 거들면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어느 한 언론은 전반전 후 쉬는 시간에 디발라가 라커룸에서 핸드폰만 보고있는 태도에 알베스가 화가 나 핸드폰을 뺐어 던지며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보누치와 알베스가 논란의 중심이 되었고 알레그리는 유벤투스와의 재계약 조건으로 가장먼저 언급한 것이 보누치의 방출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등등 알레그리와 보누치는 돌이킬 수 없을만큼 사이가 나빠졌다.


또 추가로 드러난 만주키치의 인터뷰에선 알베스와 보누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하프타임 당시 싸웠다고 전해진다. 팽팽히 맞선 전반이 끝난 후 알베스는 음악을 틀면서 춤을 추었고 보누치는 결승전에 집중하지 않는 알베스를 나무랐지만 알베스는 그런 보누치에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보지 못한 선수라며 비난했고 주먹을 휘두르는 싸움으로 번질 뻔했다고 만주키치는 말했다. 이런 싸움이 한 두번이 아니었고 알레그리는 질려버린 이 둘을 내치는 걸 결승전 직후 결정했다고 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무슨 일이 있긴 했다.




[보누치가 유벤투스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 위해 신문사 가제타에 쓴 글, 알레그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보누치의 이적이 확정된 후 보누치는 그동안 유벤투스의 선수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신문사의 전면광고를 구매하여 인사를 했다. 하지만 감독 알레그리의 이름은 없었다. 이것이 아마 보누치와 알레그리의 사이를 증명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3. 보누치의 대체자는 많다.





[키엘리니 - 바르잘리 다음은 94년생 듀오 칼다라 - 루가니]


보누치와의 관계가 틀어졌다 하더라도 보누치의 위상이 대체불가능이었다면 유벤투스가 이적시장이 닫히기 50일 남은시점에서 급하게 보누치를 밀란으로 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최근 유벤투스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일각에서는 MVPP라인(Marchisio - Vidal - Pogba - Pirlo)이라 주장했으나 그 라인이 해체되고 나서는 BBC라인(Barzagli - Bonucci - Chiellini)이 지배적이다. 서로를 보완해주는 쓰리백라인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단단했고 덕분에 세리에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보누치가 없어도 탄탄했던 라인이 무리하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 보누치는 떠났지만 키엘리니와 바르잘리는 아직 건재하며 팀에는 지난 시즌 또다른 'B'로 거듭나는 베나티아가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벤치에는 대형 유망주 다니엘레 루가니가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아틀란타에는 임대보낸 94년생의 어린 수비수 칼다라가 성장중이다. 보누치를 보내고도 웃을 수 있는 유벤투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년 12월 재계약을 했고,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은 선수의 이적료가 너무 저렴했다는 점 뿐일것이다.



보누치는 밀란행을 확정지은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밀란에 온 이유를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 라고 대답했다. 현재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밀란에 와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말이 약간 어색하게 들리긴 하지만 밀란이 이적시장에서 매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보누치의 가세가 더욱 기대되고 흥미롭다. 유벤투스와 밀란 중 이 이적건의 승자는 어느 팀이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