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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발렌시아의 끝없는 부진, 그 원인은?


초반에 강한 발렌시아, 라는 수식어가 익숙해졌던 키케 이후의 발렌시아.

첫 10경기를 7승 2무 1패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슬럼프로 승점 깎아 먹고 3등, 4등 했던 것이 불과 몇년 전이지만

쿠만의 시즌에도(비록 초반엔 키케 감독이었지만) 10경기 6승 4패, 그리고 마지막 2경기는 레알 마드리드 전과 10년 동안 승리가 없던 세비야 원정이었기 때문에 납득될만한 패배였기에..

챔피언스리그 그룹라운드에서 로젠보리의 이베르손(아이버슨? Iverson) 에게 2경기 연속 멀티골 먹으면서 감독 교체되는 순간에도 희망을 보았으나, 빌바오전 5-1패배로 15위까지 내려앉은 순위, 강등의 위기에서 수석코치가 5경기 4승 1패로 다행히 10위로 시즌 마무리, 그 때 나는 발렌시아가 망할 줄 알았다. 

그 이후 선수 유출에 대한 우려, 팀의 중심 3인방(앙굴로, 카니자레스, 알벨다)의 제외 등으로 앞으로 과거 영광을 추억으로만 남겨야하는 팀으로 전락해 버리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주축 비야 실바가 잔류하고 파블로가 들어오면서 공격의 화력을 잃지 않았고, 그 다음시즌 수비쪽엔 약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비야가 28골을 득점해준 덕분에 유로파 리그에 나갈 수 있게 되고 그 다음시즌엔 챔스권에 안착하게 된다.


이 시절을 회상해보면 선수들의 질이 지금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의욕있었다. 16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단 1승만 거두면서 무기력했던 기간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챔스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가장 재미있었던 08-09 시즌이었다.

특히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양강에 비벼볼 만 한 스쿼드였고, 실제로 어느정도 승점차가 있었지만 레알로서 우승 경쟁을 포기하게 만든 3-0 승리, 그 때의 루벤 바라하의 슛은 정말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 시즌이 10경기 7승 2무 1패를 달렸고, 그 다음시즌에도 6승 3무 1패, 이렇게 초반이 강했었고 10-11시즌에는 10경기 5승 2무 3패였지만, 바르샤를 7라운드에서 만나기 전까지 5승 1무로 1위를 달린 점, 11-12시즌에도 6승 3무 1패였고,또한 초반 3승 1무에 바르샤 상대로 알바가 퇴장당하면서까지 무승부를 얻고, 세비야 원정에서도 바네가가 아쉽게 PK를 실축하면서 석패하고.. 이렇게 초반의 스피릿이 굉장히 좋아 보이던 팀이었는데 작년부터 초반이 굉장히 좋지 않다. 


단지 이게 초반으로만 끝이면 하나 내 예상은 그렇지 않다.


1. 쿠만 하나 경질로 끝났으면 큰 문제가 아니다.


0708시즌은 쿠만이 자신이 마치 바르샤의 첩자인냥 발렌시아의 핵심들을 내쳤다. 가장 만개할 시기의 알벨다를 내쳤으며 카니자레스와 앙굴로 역시 내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을 기용했다. 그렇다면 물론 감독 경질이 우선이며, 정상적인 감독을 기용하고 원래 위치로 선수를 돌린다면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지금 발렌시아는 감독 하나 경질로 끝날 일이 아니다. 먼저 포지션 밸런스가 더 이상 붕괴될 수 없을 만큼 붕괴되었다. 라싱에서의 화려했던 카날레스는 측면 미드필더의 위치가 어색해 보이며, 2선의 과포화로 인해 다른 포지션을 임시로 뛰는 선수가 많다. 2선만 많으면 뭐 처리를 빠르게 하면 된다고 치자. 하지만 라미가 떠나서 중앙수비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는 히카르도 코스타, 빅토르 루이즈뿐이며 그 두선수 모두 발렌시아 급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센터백이 가능한 제레미 마티유도 비야레알 전 PK 허용, 또 많았던 3실점 경기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점 등 작년 일시적으로 잘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제공권이 뛰어나고 발이 빨라 코스타와 루이즈에게 볼 수 없던 면을 보니 기본적 수비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그뿐만 아니다. 알바를 키운 에메리 감독, 알바는 포지션 변경 후 국가대표까지 뽑힐 만큼 크게 성장했다. 또한 에메리 감독은 세비야에 가서도 알베르토 모레노를 포지션 변경시켜 알바가 부상당한 중에 또 국가대표에 승선시켜 윙을 측면수비로 변경시키는데 재주가 있다는 평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을 보고 베르낫, 과르다도 등이 임시로 풀백자리로 내려와 뛰게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임시방편이다. 베르낫이야 청소년 대표에서도 풀백 자리에서 뛴다만, 과르다도는 국가대표에선 측면 공격자원으로 뛰고 있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최선의 한 자리에서 빛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주앙 페레이라 제외하곤 수비진 다 갈아버려야 한다. 또한 제레미 마티유도 본래 자리인 측면 수비수로 돌아가야 한다.


2. 무기력한 모습이 너무 강하다.


이기려는 모습이 다시 사라졌다. 개막 후 말라가전 승리를 하긴 했지만 사실 진거나 다름없다. 점유율 슈팅 수 모두 밀렸다. 윌리 카바예로가 자비를 보여줘 겨우 이긴거지 졌어도 할 말 없는 경기력이었다. 그 이후 자주 승점을 주는 베티스에게도 지고 에스파뇰에게도 지고 바르샤에게도 지고 스완지에게도 지고 하다가 라미 사건 이후 그라나다 쿠반 라요 세비야 에게 이기며 승승장구하더니 소시에다드, 비야레알에게 연거푸 패했다. 특히 소시에다드 전은 홈이었고, 빈공에 시달리는 팀이었으며, 최근 4경기째 승리 없는 팀이었으므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만 했고, 충분히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리즈만과 파르도에게 연속골을 맞으며 패했다.(조나스의 골이 취소되는 등 여러 상황이 있었으나 그런거 없어도 졌을거다.)

너무 예전과 비교를 많이 하지만 예전엔 정말 성실한 선수가 많았다. 후반 추가시간을 기대하게 해주는 마타, 두시즌밖에 뛰지 않았지만 아두리즈도 그랬고, 지기치도 교체들어갈 때마다 설렘을 갖게 했다. 또한 이제는 좋은 감정을 남기기 어렵지만 솔다도도 열심히 해주었고 특히 알벨다가 있을 때는 더 열심히 뛴다는 느낌이 있었다.

(사실 베티스전인가? 알벨다 퇴장당하고 연속 두 골 실점한 경기가 있었는데 그 이후로 알벨다 개인기량은 못 믿겠다. 하지만 팀 스피릿을 끌어올리는 데는 그만한 선수가 없었다고 느낀다.)

하지만 지금은 팀 내 고참이 없다. 가장 많이 있던 바네가도 임대시절 빼면 4~5시즌밖에 안된다. 또한 알벨다도 은퇴식도 안하고 도망치듯 은퇴하고.. 그때부터 팀에 이상기류가 있는 것 같다는 촉이 있었는데.. 한 떄 주앙 페레이라가 경기 후 사진 찍어 올리며 선수들을 독려해왔는데 최근 2연패로 주춤하고, 누가 나서서 잡아줄 사람 하나 없어보인다. 


3. 선수들 개인 기량 역시 부족하다.


일단 돈의 문제다. 근처 아틀레티코는 발렌시아 급의 부채가 있다. 하지만 써드파티 잘 끼고, 영입 잘하고 하다보니 아주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아마 챔스권 밖으로 떨어진다면 더이상 구제불능 정도의 위기가 오리라 본다. 규모 큰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도박에서 거의 승리에 가까워져 가고 있고, 소심하게 아래를 굽어보면서 쓸만한 선수를 찾고 찾아 보니 성적이 이모양인거 같다.

선수를 영입했을 때 부터 의구심이 드는 선수들이 있다. 맨유의 뷔트너가 그랬듯이 우측면의 바라간, 또 중앙의 미첼, 포스티가 등 구단 위상을 떨어트릴 만한 영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포스티가는 그동안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져 갔던(지기치, 아두리츠) 전례에도 불구하고 강등당했고 지난 시즌 14골이나 넣었다는 측면만 보고, 저렴하니까, 생각없이 영입한 거 같다. 처음 세경기에선 오? 잘하네? 하는 생각이었지만 몇 경기 이후엔 역시 여지없이 예상을 빗나가지 않게 플레이하고 있다. 또한 성장을 못해서인지 실력이 없어서인지 파코도 포스트 비야는 무슨 호세바 요렌테정도만 되도 소원이 없을 정도다.

돈없으면 서럽다라는 말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10-11시즌 부터 시작한 비싸게 팔아서 싼 애 사는 것도 한계치에 다다른 것 같다. 그나마 좀 잘하는 파본도 써드파티 껴서 영입했으니 얼마 건지지도 못할 것이다. 다음 차례는 바네가가 되련지.. 여튼 이런식으로 A 팔고 B 둘 사는 정책 없애야한다. 알짜 하나를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4.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


냉정하게 말해서 이번 시즌 챔스 죽어도 못간다. 10경기 결과를 본 게 아니라 지금 꼬여있는 상황이 너무 암울하다. 또한 히카르도 코스타는 후반기에 그 명성을 유난히 떨친다. 루이즈도 마찬가지다.

뭔가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겨울 이적시장인데 올해는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내칠 선수 내치고 끌고 갈 선수를 잘 선별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리버풀이 왜 무너졌는지를 한번 쯤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최소 유로파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유로파리그 경기 많으니까 다양한 조합을 통해 추려 내고 잘 추스려서 2~3년 내에 AT처럼 강팀이 되었으면 한다.


+) 더 부정적인건 작년에는 1R 레알마드리드, 3R 바르셀로나, 10R 아틀레티코 등 3강을 다 만나고 14승점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3강 중 레알마드리드만 만나고도 13승점이다. 그래도 16라운드 AT 원정까진 일정 개꿀이니까 좀 열심히 하길.... 어떻게 최하위였던 세비야와 승점같은 상태인지..


++) 아 시험공부해야는데 뭐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