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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외부 자원 유입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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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의 두 팀,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는 축구팬들에게 '외부자본 유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두 팀은 우수한 비전을 가진 구단주와 기존의 인프라, 기타 여러가지 요소가 맞물려 리그 상위권에 있고 그 전통을 이어오는 중이다.


하지만 라리가에서 외부 자원 유입은 프리미어리그와는 달리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인수되었던 팀들 대부분이 외부 자본 유입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고 그 후폭풍때문에 지금까지 고생하는 팀들이 많다. 



1. 라싱 산탄데르 - 인도 사업가 알리 시에드






2011년 1월 인도 사업가 알리 시에드는 라싱 산탄데르를 인수하게 된다. 당시 라싱이 가진 부채가 꽤 있었기에 장기 부채를 모두 해결해준다는 조건 하에 알리 시에드는 저렴하게 라싱을 인수하게 된다. 인수 과정에서 알리 시에드는 라싱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와 같은 빅클럽으로 만들겠다, 5년간 90M(한화 약 1300억)을 투자하겠다며 호언장담했고 구단주가 된 후 토트넘에서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를 데려오고 신임을 잃은 포르투갈 감독을 내치며 마르셀리노를 데려오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3월경부터 잡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구단주가 호주에서 약 1000억 상당의 사기혐의에 연루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약속했던 영입들이 이루어지지 않자 최대 채권자 측인 주정부가 구단을 인수 전 상태로 돌려놓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알리 시에드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급료까지 지불하지 않으며 일을 키운다. 다행스럽게 당해 시즌에는 잔류에 성공했지만 신임감독 마르셀리노는 구단주가 팀을 망쳤다며 팀을 떠나게 되고 라센과 로젠베르 등 핵심선수들도 같이 팀을 떠났다.


사기꾼에 당해 패닉에 빠진 라싱은 다음 시즌 승격된지 10년만에 리그 20위, 최하위로 강등되었다. 라싱은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쉽게 후유증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2부로 강등된 그 해에 다시 한번 강등되며 라싱 산탄데르는 2년만에 1부에서 3부로 떨어지는 치욕을 맛보았고 3부리그에서는 급료 미지급으로 컵대회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 때 가라이, 필리페 멜루, 카날레스 등 많은 유망주를 배출한 팀에서 2부와 3부를 왔다갔다 하는 팀이 된 라싱, 아마 알리 시에드가 없었더라면 이야기는 다를 수도 있었다.







2. 헤타페 - 로얄 에미레이츠 그룹, 사기꾼






2011년 4월 로얄 에미레이츠 그룹은 헤타페를 80M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며 인수한다. 로얄 에미레이츠 그룹은 UAE계 자본이며 셰이크가 구단주 취임이 예정되어 있었고 앞으로 헤타페 팀 두바이로 불릴 것이라고 인터뷰를 하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또한 2년 내 챔피언스리그 진출, 같은 지역 팀인 레알 마드리드를 꺾는 것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면서 헤타페에서의 성공을 다짐하였다.




[이 로고가 팀 로고로 사용되진 않았다.]




하지만 허무하게도 이것은 모두 사기였다. 가짜 구단주 행세를 한 사람은 셰이크가 아닌 브라질 출신 웨이터였고 경찰 측은 허무하게도 어떠한 UAE 자본도 헤타페와 협상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연히 헤타페는 김이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추가적으로 헤타페 회장이 계약 선금을 줬다는 루머에도 시달리면서 곤욕을 치렀다. 그 후 헤타페는 강등권 언저리에서 몇 년간 고생했으며 작년에는 아쉽게도 강등되어 현재 라리가2에 있다.




3. 말라가 - 카타르 왕족 알타니





2010년 카타르 왕족 알타니의 말라가 인수는 많은 축구팬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구단 인수와는 달리 말라가는 알타니에게 인수 후 공격적인 이적시장을 보냈다. 반니스텔루이, 이스코, 툴랄랑, 카솔라, 몬레알 등 유명하고 유망한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한껏 기대를 모았고 명장 페예그리니의 지도 하에 리그를 4위로 마치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낸다.


하지만 알타니 역시 자선사업가가 아닌 자본을 추구하는 사업가였다. 그런 그에게 말라가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기대이하였다. 양강이 독식하는 중계권 구조, 말라가 도시의 특징, 수익구조 등 말라가에서 알타니가 추구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른 리그에 비해 상당한 제한이 있었고 결국 1~2년 사이에 팀의 핵심들을 다 팔아버리고 기존처럼 이적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선수들 위주로 구단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말라가는 2012년부터 카솔라, 몬레알, 이스코, 윌리 카바예로, 안투네스, 세르히 다르데르, 암라밧 등 4년간 선수 판매로만 얻은 수익이 150M (약 2000억)이나 되지만 투자는 소극적이다. 그렇다고 구단주가 바뀐 것은 아니다. 아직도 알타니가 말라가의 구단주이다.




[사이드 플레이어 케코와 호니, 말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말라가가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급격한 선수 유출로 강등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많았었지만 카마쵸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리빌딩에 성공했고 드디어 이번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수 초기 이후 처음으로 지출이 많았던 이적시장을 보냈다. 몇 년 내로 조금 더 보강해 인수 초기 시절만큼의 호성적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4. 발렌시아 - 싱가폴 피터 림





2014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수과정을 거쳐 피터 림이 새로운 구단주가 되었다. 인수 당시 완다 그룹, 서버러스 등 쟁쟁한 경쟁자본이 있었고, 인수 투표 이후에도 부채 해결 과정에 대한 논의 등 인수 과정이 길어지면서 많은 발렌시아 팬들을 가슴졸이게 했으나 다행이도 2014년 10월에서야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발렌시아 팬들은 시간을 이 전으로 돌리고 싶을 것이다. 피터 림의 발렌시아 구단 인수는 축구계에 내딘 첫 걸음이었기에 그 분야에 대해 잘 알만한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피터 림은 조르제 멘데스에게 도움을 받고자 하였다. 멘데스는 자신이 맡고 있는 선수들을 발렌시아에 추천하였고 여러 선수들을 임대 후 완전 영입 조항을 넣으면서 데려왔다. 안드레 고메스, 로드리고 모레노 등을 데려왔고 또한 감독마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당시엔 무명에 가까운 누누를 데려오면서 의심스럽게 시즌을 시작했다.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당시 발렌시아는 전임 감독 피찌가 잘 가다듬어 놓은 팀이었다. 누누는 기존 선수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조화시키며 시즌을 4위로 마무리 하였고 발렌시아는 오랫동안 원했던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시즌 초 누누는 핵심선수 오타멘디를 맨시티로 떠나 보내고 대체 선수 영입으로 멘데스가 관리하는 선수 몇몇을 데려온다. 칸셀루, 압데누어, 아데를랑 산토스 등을 데려왔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좋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누누를 경질 후 데려온 감독 역시 피터 림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스페인 축구무대와 감독경험 무엇하나 검증되지 못한 네빌이었다. 그 뒤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시즌을 12위로 마친 발렌시아는 FFP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선수 영입에 상당한 제한이 생긴 상태다. (FFP는 좋은 핑계다. 그거 없어도 투자 안 할 거다.) 높아진 기대치, 힘든 선수수급, 부채로 인한 문제, 구단 회장과 멘데스 측의 알력다툼 등 문제가 많은 발렌시아이며 이번 이적시장에서의 행보를 봤을 때도 아직 멘데스의 입김은 가시지 않았다. 구단 회장이 멘데스에게서 멀어지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말이다. 한 시즌 성공을 맛보았다고 해도 현재까지 발렌시아의 인수는 냉정하게 실패다.



5. 에스파뇰, 그라나다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중국 장난감 재벌 라스타 회장이자 에스파뇰 구단주]


지난 2015년에는 중국의 장난감 회사 라스타 그룹이 에스파뇰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에스파뇰의 행보는 다른 인수된 팀들에 비하면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시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를 여럿 데려오긴 하지만 많은 비용을 들이진 않는다. 그들이 데려온 선수들의 이적료를 모두 합치면 15M 정도가 되지만 선수가치로 환산해보면 3배정도 된다고 하니 알짜 영입을 했다고 볼 수 있다.(Transfermarkt 참조)


행보 역시 안정적이다. 키케 감독 부임 이후 경기력이 많이 안정되었고 아론 카리콜과 마크 로카 두 유망주를 자주 기용하는 등 팀의 색채 역시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에스파뇰은 잘 하고 있다.


그라나다는 작년 인수되었지만 뚜렷한 변화가 없다. 인수 당시에는 바르셀로나 라마시아 유스시스템을 모델로 유소년 육성에 힘쓰겠다, 삼파올리를 감독으로 데려오겠다 등 큰 포부를 드러내었지만 이루어진 것은 딱히 없고 익숙한 듯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또한 인수 전의 그라나다는 왓포드와 우디네세 두 구단과 구단주가 같았다. 그랬기에 그라나다에서 뛰는 유망한 선수들을 두 구단에 보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인수 후에도 여전히 선수 유출이 있다. 이삭 석세스를 왓포드로 보냈고 루벤 로치나는 러시아 리그로 떠났다. 영입된 선수 중 인상적인 선수는 메흐디 카르셀라 하나 정도로 보이는데 그마저도 지금 네이션스 컵 차출 중이다. 과연 인수 한게 맞나 싶을 정도로 잠잠한 그라나다, 도르트문트에서 아드리안 라모스를 영입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후반기 반전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2018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중국 자본에 인수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홈 구장 명칭을 비센테 칼데론에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로 바꾼다는 등 잡음이 많은데 2018년은 아마 시메오네가 떠나는 해가 될 것이다. 아마 그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많은 부침을 겪을텐데 그 시즌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앞의 전례들을 보고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