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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라리가 선수들] 드디어 자리를 잡아가는 기예르모 오초아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유난히 골키퍼들의 활약이 빛났던 대회였다. 코스타리카의 8강 진출에 큰 기여를 한 케일러 나바스를 필두로 독일의 노이어, 칠레의 브라보, 콜롬비아의 오스피나 등의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고 나바스와 브라보, 오스피나는 빅클럽으로 이적에도 성공하면서 새로운 선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예르모 오초아 역시 위에 언급된 선수들처럼 월드컵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선수 중 하나였다. 비록 멕시코는 네덜란드와의 16강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탈락하고 말았지만 오초아가 조별리그 브라질전, 16강 네덜란드 전에서 수 많은 슛팅들을 막아냈고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이 두 경기에서 MVP에 선정되는 등 오초아는 멕시코 선수단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2011년 골드컵 출전 당시 도핑테스트 중 클렌부테롤이 검출되어서 빅클럽으로의 이적이 좌절되었던 오초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라가로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최고의 무대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고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골키퍼인 카를로스 카메니는 매우 기복이 심한 선수였기에 오초아가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초아는 말라가 이적 전 아작시오에서도 한 시즌에만 무려 71골을 실점하면서 실망스런 모습을 수 차례 보여주었고 결국 팀은 강등당했었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도 코로나의 부진에서 기인하여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기에 약간의 불안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도 월드컵의 활약을 등에 업은 오초아는 말라가 이적 후 프리시즌 경기에서 계속 주전으로 나서면서 큰 무대에 발걸음을 디딜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몇 차례의 실수는 오초아의 미래를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연습경기에서의 오초아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히나 골키퍼치곤 왜소한 체구때문에 공중볼 캐치에 큰 약점을 보이면서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잇달아 하곤 했다.





[결정적인 오초아의 실수, 왜소한 체구와 판단력 부족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실수가 계속되자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프리메라리가 개막전에 카메니를 선발로 내보낸다. 그 경기에서 카메니는 아틀레틱 빌바오의 많은 슈팅들을 막아내면서 두 명이 부족했음에도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놀라운 승리를 이끌어낸 카메니는 그 이후 계속해서 말라가의 골문을 지켰고 오초아는 코파 델 레이 6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 해가 지나고 15-16시즌이 되어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되었다. 말라가는 리그에서 네 번째로 실점이 적을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여전히 오초아의 자리는 없었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이번시즌엔 코파델레이마저 미란데스에게 일찌감치 탈락하게 되어 오초아는 그나마 있던 기회마저 잃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3월 5일 열렸던 데포르티보와의 경기에서 카메니가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초아는 카메니를 대신하여 투입되었고 얼떨결에 리그 데뷔전을 갖게 되었다. 오초아의 리그 데뷔전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50여분동안 3개의 유효슛팅 중 단 하나의 선방 없이 세 골을 실점하면서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초아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졌다. 카메니의 오른쪽 무릎 부상이 꽤 심각했기에 오초아에겐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졌고 오초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포르티보와의 경기 이후 펼쳐진 히혼과 베티스와의 경기에서 오초아는 총 10개의 유효슛팅을 막아내면서 2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써 내려갔으며 오초아의 활약 덕에 말라가는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오초아는 둘째 아이가 이곳에서 태어났기에 말라가에서 뛰는 것이 즐겁다고 전하면서 그동안 벤치에 대기했던 시간은 가치 있었고 모처럼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오초아가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것 처럼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사할 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