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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디펜딩 챔피언, 각기다른 고충들


요즘 여러 리그의 순위표를 살펴보면 예상과는 달리 부진에 빠져있는 팀이 더러 보인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모습으로 리그, 컵을 들어올리던 것과는 달리 새 시즌이 시작된 후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들, 그 팀들은 무슨 문제로 부진에 빠진 것일까?



1. 첼시 (14-15 프리미어리그 우승 / 현재 2승 2무 4패 / 챔피언스리그 1승 1)


세 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하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첼시, 하지만 이번 시즌의 첼시에겐 강팀의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2승 2무 4패로 16위에 랭크되어 있고 탄탄하던 수비로 유명했던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최다 실점 팀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17실점) 뿐만 아니라 주중 포르투와의 원정경기에서도 3실점하면서 패배하는 등 문제점이 상당히 많아보인다.


- 특별했던 선수들이 평범해졌다.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 변경에 성공하면서 자리를 잡은 아스필리쿠에타, 뛰어난 득점가담 능력에 수비능력도 우수했던 만능형 장신 풀백 이바노비치, 수식어가 필요없는 테리와 케이힐이 포진한 수비진은 첼시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듯 보인다. 테리는 은퇴를 바라볼 나이가 되었고 이바노비치는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수준의 평범한 윙어에게도 공간 창출을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공격 가담에 있어서도 날카로웠던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들게 되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드리블러였던 아자르 역시 팀 동료들과 함께 하락하면서 아직까지 리그 득점을 성공하지 못하고 있고 기대를 모으며 영입했던 페드로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한참 잘할 때의 모습에 비하면 많이 모자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윌리안이나 파브레가스 등 다른 우승 주역 선수들도 큰 차이가 없다. 지지 않을 것 같았던 첼시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리그 데뷔를 아직 못한 20M의 라만 바바]


- 의리있는 감독의 기용과 아쉬운 영입


문제가 있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그것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이바노비치는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풀타임 출장중이고 아우구스부르크에서 20M을 지불하면서 첼시로 데려온 압둘 라만 바바는 리그컵과 챔피언스리그에 한 경기씩 출전했을 뿐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 데뷔도 못 하고 있다. 

또한 맨유에서 한번 실패를 맛본 팔카오는 첼시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케네디나 로프터스 치크같은 어린 선수들은 임대로 경험을 쌓는 게 더 나아 보인다. 포르투와 사우스햄튼에게 연패하면서 또 한번 흔들리는 첼시가 언제쯤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 유벤투스 (14-15 세리에 A 우승 / 현재 1승 2무 3패 / 챔피언스리그 2승)


지난 시즌 리그 2위 로마와 무려 승점 17점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압도적이었던 유벤투스의 이번시즌은 꽤 실망스럽다. 리그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는 10명이 싸운 제노아에게 거둔 것이며 로마, 나폴리 등 우승을 다투는 팀들과의 경기에선 패하고 말았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단 세 번 밖에 패하지 않으며 우승했던 유벤투스는 이미 이번시즌 3패를 채웠고 현재 15위에 위치해 있다. 두 밀라노 팀과 로마의 전력보강이 착실히 이루어진 만큼 유벤투스의 부진 탈출이 시급해 보인다.


- 아쉬움이 남는 여름 이적시장


유벤투스의 여름 이적시장은 냉정하게 실패이다. 이번 시즌 유벤투스는 핵심 3인방 테베스, 비달, 피를로를 잃었다. 그리고 꽤 많은 돈을 쓰면서 만주키치와 디발라, 에르나네스, 알렉스 산드루 등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피를로의 이적과 마르키시오의 부상 이탈로 생겨버린 공백을 메우기엔 에르나네스에게 새로운 포지션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이고 만주키치는 부상중, 디발라는 피지컬 부분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 시즌 전 변화가 많았던 유벤투스였기에 이적생들이 빠르게 적응을 마쳐야 유벤투스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opir

[존재감이 너무 컸던 3인방, 테베스, 피를로, 비달]


- 조직력을 갖추어야 한다.


유벤투스는 몇 년간 큰 변화없이 팀을 운영해 왔다. 포그바나 테베스 등 이적 후 바로 자리를 잡은 선수들도 몇몇 있지만 마르키시오, 키엘리니, 부폰 등 몇 년동안 팀을 떠나지 않고 있어온 선수들도 꽤나 많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큰 변화에 조직력이 많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모라타와 디발라가 같이 경기에 나올 때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 지난 시즌 피를로가 맡았던 역할에 대해 전술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점 등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채워간다면 상위권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3. 세비야 (유로파리그 우승 / 현재 2승 2무 3패 / 챔피언스리그 1승 1패)


유로파리그에서 2연패하면서 강팀 반열에 합류한 세비야 역시 흔들리는 챔피언 중 하나가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두 경기에서 라요 바예카노와 바르셀로나를 모두 잡으면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그 전까지는 5경기 2무 3패로 라리가 최하위에 위치해 있었을 만큼 최악의 스타트를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토너먼트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으며 우승까지 차지했던 세비야에게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 부상자가 너무 많다.


세비야 역시 유벤투스와 마찬가지로 선수단의 변화가 꽤 컸다. 아딜 라미와 코노플리얀카, 은존지, 임모빌레, 요렌테, 마리아노, 크론 델리, 가쿠타 등 여러 선수가 세비야로 왔고 비달과 바카, 음비아 등 핵심적인 선수가 나갔다. 하지만 세비야는 선수단의 변화가 익숙한 팀이기에 이것이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러나 부상자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중앙 수비수 중 라미, 카리수, 파레하가 장기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고 에메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세리에에서 뛰고 있는 안드레올리를 급하게 임대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는 다행스럽게 티모시 콜로지에쟈크가 부상에서 복귀하여 뛰고 있지만 한 때는 중앙 수비수가 없어 크리호비악이 센터백 자리에서 뛴 적도 있었다.

또한 유벤투스의 피를로와 같은 존재인 바네가가 부상을 당해 공격 전개 작업이 너무나도 안 되고 있다. 3선 자리를 주로 190이 넘는 장신 선수를 기용하면서 강한 압박을 주로 쓰는 전술을 사용하는 에메리 감독에게 패스를 뿌려줄 바네가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바네가의 부재로 세비야는 심한 부진에 빠져있고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 비달과 바카의 빈자리, 공격력 부족


지난 시즌 3부리그에서도 방출당하는 신세에서 라리가 최고 우측 풀백으로 거듭난 비달은 세비야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게 된 일등 공신이었다. 에메리 감독이 발렌시아에서 알바의 포지션을 변경시켜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성장시킨 것처럼 풀백이 된 비달의 공격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또한 늦깎이 스타 바카 역시 리그와 컵 대회, 유럽 클럽대항전을 가리지 않고 골을 넣어주었고 리그에서만 20골을 넣으면서 3년 연속 두 자리수 골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다. 

하지만 둘은 각각 바르샤와 밀란으로 떠났고 그 둘의 빈자리는 너무 크게 느껴진다. 비달을 대체하는 코케는 공수 밸런스를 갖춘 좋은 선수임엔 틀림없지만 비달처럼 날카로운 면은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왼쪽  풀백 트레물리나스에게 더 공을 몰아주는 경향이 있지만 비달이 있을 때만큼 좋은 공격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바카의 빈자리는 더욱 아쉽다. 바카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임모빌레와 가메이로, 요렌테인데 세 선수 모두 한창 좋았을 때의 폼에 비해 내려와 있는 선수인 만큼 단점을 한 두개씩은 지니고 있다. 현재 세비야의 리그 최다득점자가 은존지인 만큼 공격력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Vitolo: Para los que dicen que hay problemas en el vestuario

 [다행스럽게도 바르샤를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세비야]


4. 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 우승 / 현재 5승 2패 / 챔피언스리그 1승 1무)


지난 시즌 트레블의 주인공 바르셀로나도 예외가 아니다. 세비야와의 UEFA 슈퍼컵에서 4골이나 내주면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수페르 코파에서도 역시 4골이나 실점하면서 망신을 당했을 때만 해도 동기부여가 없는 이벤트성 경기였기에 그랬을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셀타 비고에게 또다시 4골을 실점하면서 패했고 한 번도 바르샤를 이겨본 적이 없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에게도 승리를 챙겨주면서 바르샤는 잠시 선두 그룹에서 내려와있다. 바르샤 역시 흔들리고 있다.


- 늘어난 1점 차 승리, 아쉬운 화력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가 리그 우승 당시 38경기에서 110득점을 했고 21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MSN 세 선수는 리그에서만 81골을 넣었을 정도로 상대 팀들에게 자비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바르셀로나는 겨우겨우 상대 팀을 이기면서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레반테와의 4-1 승리를 제외한다면 이번 시즌 공식전 모든 승리는 한 점차일 정도로 바르샤의 화력은 약해졌고 그만큼 수비진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지금 쌓은 15점의 승점도 경기의 내용을 살펴 본다면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바르셀로나의 시즌 초반은 문제가 많다.


Sin Leo Messi no hay paraíso

[메시의 부상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바르셀로나]


- 얇고 얇은 스쿼드와 엔리케에 대한 아쉬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바르샤는 이번 이적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랬기에 비달과 투란을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등록할 수 없어 1월이 되기까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페드로의 첼시 이적, 데니스 수아레스의 비야레알 이적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선수진이 더 부족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메시가 2달동안 경기에 나올 수 없고 이니에스타, 하피냐, 베르마엘렌, 아드리아누 등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을 껴넣지 않는다면 18명을 꾸릴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바르셀로나가 병행해야 할 대회는 너무 많다. 코파 델 레이는 시작도 안 했으며 곧 피파 클럽월드컵에도 참여해야 한다. 버틸 잇몸도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엔리케 감독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지난 셀타 비고 전 패배 당시 좌 우측 빠른 윙어를 통한 역습이 가장 무서운 팀 중 하나인 셀타 비고를 상대로 중앙 수비수 라인을 매우 높게 형성하여 계속 같은 장면으로 실점한 것, 풀백으로 한계를 보여준 마티유를 중요 경기때마다 풀백 위치로 돌리는 것, 지고 있을 때 무리한 도박을 하여 대패로 팀을 이끄는 것 등 지난 시즌엔 찾기 힘들었던 아쉬움을 가끔씩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바르샤 문제의 핵심은 얇은 스쿼드라는 것이다.1월이 되기 전까지 승점을 최대한 뺏기지 않는 쪽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면 시즌 말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바르샤의 반등을 기대해 본다.